1분기 판콜류 매출 147억원, 전년比 32.3%↑···일부 코로나 여파와 감기 환자 증가 원인
불규칙 기온과 감기 유행, 경쟁품목 판매 중지로 호조 전망···영업익은 작년 이어 30%대 증가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동화약품의 분기별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했다. 코로나19 특수는 끝난 것 같지만 올 1분기 감기약 판콜류 매출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향후 판콜류 매출 동향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제약사인 동화약품은 올 1분기 994억원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6.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22억원을 기록하며 34.6% 증가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404억원 매출을 올린 동화약품의 분기별 매출이 1000억원에 육박했다는 점은 올해나 내년 4000억원 달성 가능성을 예고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동화약품 1분기 실적을 보면 우선 감기약 ‘판콜에이’와 ‘판콜에스’ 등 판콜류 매출이 지난해 1분기 111억원에서 올 1분기 147억원으로 32.3% 성장한 점이 눈에 띈다. 하루 최대 코로나 확진자가 62만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판콜류 매출이 1/3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동화약품 관계자는 “판콜은 ‘감기 시작했다. 판콜 마셨다’라는 광고 메시지를 중점으로 온라인과 프로배구, 차량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은 마케팅 효과에 더해 감기 환자 증가가 매출 호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1월부터 3월까지인 1분기는 올해의 경우 코로나 여파가 일정 부분 남아있었고 일부 국민들이 마스크를 벗고 활동함에 따라 감기 환자도 늘어 판콜류를 포함한 주요 감기약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참고로 동아제약 어린이 해열제 ‘챔프’는 1분기 4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8% 늘었다.
향후 관심은 코로나 여파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이후 판콜류 매출 동향이다. 4월과 5월 기온은 올라갔지만 불규칙한 동향을 보였기 때문에 감기 환자가 적지 않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13일까지 집계된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의료기관 방문 외래 환자 1000명 당 23.4명으로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공교롭게 지난달 동아제약 ‘챔프’ 제조와 판매가 중지된 데 이어 최근에는 대원제약 ‘콜대원키즈펜시럽’도 판매가 중지돼 결과적으로 동화약품에 유리한 시장 구도가 형성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일이 업계에서 발생, 당분간 판콜류 매출은 호조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감기약 판콜류와 함께 주목 받는 동화약품 품목은 지난 2011년 출시된 치약형 잇몸 치료제‘잇치’다. 양치하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잇몸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품목이다. 잇치는 지난해 200억원에 육박한 매출을 올려 2021년 대비 7%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어 올 1분기에는 115억원으로 전년대비 84.6% 증가했다. 또 올 1분기 ‘까스활명수큐액’, ‘미인활명수’, ‘까스활액’ 등 활명수류가 전년대비 9.5% 증가한 22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후시딘연고’, ‘후시딘겔’, ‘후시딘밴드’ 등 후시딘류가 61억원, ‘라코르’ 등 순환당뇨 품목 47억원, ‘맥페란’ 등 소화기 품목은 31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동화약품 영업이익 증가는 지난해에 이어 30%대 증가율을 보였다. 동화약품은 지난해에도 299억원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대비 33.0% 증가한 바 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분기 10.6%에서 올해는 12.3%로 상승했다. 이같은 영업이익 증가 원인은 판매관리비율 하락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주는 매출원가비율은 소폭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47.6%가 올들어 47.1%로 하락한 것이다. 참고로 매출원가비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을 지칭한다. 원가에 영향을 주는 판매관리비율도 지난해 36.7%에서 올해 35.1%로 역시 소폭 떨어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화약품 영업이익이 올라간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판관비를 줄인 것이 주효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결국 동화약품은 끝난 줄 알았던 코로나 특수가 이어진 탓에 감기약 판콜류 판매 호조 등으로 올 1분기 매출 증대를 달성했다. 판콜류는 감기 환자 증가와 경쟁품목 판매 중지 여파로 당분간 매출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동화약품은 판매관리비율 하락 등 원인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이익이 큰 폭의 증가를 이뤄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화약품 판콜과 동아제약 ‘판피린’의 감기약 양강 구도에 대원제약 콜대원이 가세했던 시장 흐름이 최근 판콜 호조와 콜대원키즈펜시럽 판매 중지로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