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인도 판매량 전년比 9% 증가···코나EV 이어 아이오닉5 등 전기차 판매도 지속
인도, 향후 중국 시장 대체할 주요 시장으로 부상
박리다매 시장 구조는 변수···전기차로 수익 내기 어려워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최근 현대자동차의 인도 내 판매량이 늘어나며,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는 향후 미래 전기차 시장으로도 중요성이 크다고 평가받는다. 현대차 역시 인도 전기차 시장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GM(제너럴모터스)이 인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는 배경과 관련해, 장밋빛 미래만 그리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 현지 공장의 내수 판매량은 14만7707대다. 전년 동기(13만5295대)보다 판매량이 9%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55만대 판매를 넘어서며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판매량 경신이 예상되며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인도는 미래 전기차 판매 시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400억루피(약 6500억원)를 전기차 개발 및 인프라 구축 비용에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업계에선 추가적인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올해 초엔 현지에서 생산·판매되는 아이오닉5도 출시했다. 기존 코나EV에 이어 전기차 라인업을 늘린 것이다. 현대차는 향후 기아와 함께 인도에서 2028년까지 총 6종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인도는 대체 시장으로 떠오른다. 중국을 제치고 세계 인구 수 1위에 오른 인도는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중국에선 BYD 등 자국 브랜드가 이미 전기차 시장을 선점했다. 경색된 한·중 분위기 탓에 중국 내 한국차의 흥행 가능성도 미지수다.
다만 상황을 긍정적으로만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기본적으로 인도 시장은 박리다매 구조를 띤다.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팔아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전기차의 단가가 내연기관차보다 높아 판매에 불리한 부분이 있다.
실제로 인도에선 크레타, 베뉴, i10 니오스와 같은 경·소형 차량이 주로 판매된다. 인도는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경우가 많고 도로가 좁아 이륜차(오토바이) 판매가 주를 이룬다. 사륜차(자동차)의 경우에도 작고 저렴한 차량의 인기가 높다.
올해 1분기 인도 내 인기차종 각각의 판매량은 ▲크레타 4만5099대 ▲베뉴 3만759대 ▲i10 니오스 2만7699대다. 같은 기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은 1259대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올해 2월부터 판매된 아이오닉5는 54대 판매에 그쳤다.
GM도 이러한 이유로 인도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선점을 두고 테슬라 등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인프라 구축이 늦고, 저수익 차종 위주로 판매되는 인도 시장에 투자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GM은 최근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하며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도 시장은 저렴한 현지 전략형 차종 판매가 주를 이루는 곳이다”며 “인도 시장의 잠재성이 큰 건 맞지만, 전기차 가격 전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저수익 차종의 판매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인도 정부도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 다만 실질적 효과가 있을진 아직 알기 어렵다. 코트라 인도 첸나이 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인도 중공업부는 이륜 전기차 100만대, 삼륜 전기차 50만대, 사륜 전기차 5만5000대, 전기버스 7000대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사륜차는 상업용 차량이 우선 지원되며, 개인차량은 이륜차에 집중돼 제한적으로 지원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인도가 전기차 시장에 적극 투자하고 있고 빅마켓인 것은 맞지만 당분간 내연기관차 판매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며 “향후 소비력이 높아져 중형 SUV를 비롯해 전기차가 판매될 순 있지만, E-GMP 전기차론 가격 경쟁력에 한계가 있어 크레타EV와 같은 저렴한 전기차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