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분양사업장 가운데 공급물량 최다 수준···분양 4→7→9월로 미뤄져
이문3 컨소시엄 시공사 두 곳 모두 붕괴사고···이미지 하락 우려 어수선 분위기

/ 표=정승아 디자이너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재개발 사업 개요 /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신축 아파트 현장 지하 주차장 상부 구조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건설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에 나선 가운데, GS건설이 시공 중이며 분양을 앞둔 일부 정비사업장은 불똥이 튈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과 비슷한 시기에 시공된 사업장인 만큼 안전에 대한 시공사 신뢰도 하락으로 분양에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분양 예정인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이문아이파크자이)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는 일찍 분양하는 게 나았겠다는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업장은 총 4321가구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만 1641세대에 달해 일반분양 물량이 1686세대인 디에이치방배와 함께 올해 서울 내 분양물량이 가장 많은 사업장으로 꼽힌다. 물량 뿐 아니라 입지적 우수성, 최고 41층의 높이 등을 이유로 시장에서 1만4000세대에 달하는 이문·휘경뉴타운의 대장으로 평가받는다.

당초 2021년부터 분양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해당 사업장은 HDC현산 홈페이지에선 올 4월 분양예정으로 소개됐다. 그러다 이는 7월, 최근에는 9월까지 미뤄졌다. 관련업계에서는 단지 내 영화관 유치를 일반 상가로 바꾸는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위한 총회가 이뤄진 것과 함께 미분양 리스크를 줄이는 차원에서 시기를 저울질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중에 정부가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청약 당첨 1주택자의 기존 주택 처분 의무를 폐지하는 등 청약 규제를 대폭 완화하자, 여전히 규제로 묶여있는 강남3구와 용산구에 비해 이곳의 청약흥행은 더욱 힘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콘크리트 양생 부실로 붕괴사고 및 인재를 낸 HDC현산과, 사용해야 할 철근량을 누락해 이번 사고를 낸 GS건설이 함께 시공한 사업장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일부 예비청약자들은 청약도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더욱이 GS건설은 약 두 달 전인 지난 3월에도 서울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에서 장식기둥 균열로 마감 석재가 떨어져 나오며 건물 일부가 파손된 점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당시에도 GS건설은 입주민들과 구조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피해 보상을 논의했다.

한 포털사이트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건설사들이 다 비슷하겠지만 아무래도 근래에 대형 사고를 낸 두 시공사의 조합이라니 안전이 우려된다”는 글도 올라왔다. 만일 일반분양 물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하면 조합원이 입주시 내야 하는 추가분담금이 늘어나게 된다.

이문3구역 조합은 인천 사고로 인해 분양일정에 변경이 될 리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조합 관계자는 “관할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가 나야 분양일정을 확정할 수 있어 기다리고 있으며, 분양은 7~9월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별개의 사업장으로 인해 분양일정을 변경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GS건설은 전국 83개 아파트 현장을 대상으로 공인기관인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를 통해 10주간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점검을 실시하는 3개월여 기간 동안 임병용 부회장과 우무현 사장이 현장을 순회하며 안전점검회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안전점검 대상을 공사현장으로 국한하고 있으나, 최근 준공을 마친 단지들도 내부 이사회 절차 등을 거쳐 GS건설에 안전점검을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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