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수익금 139억원 중 최태원 SK 회장 113억원 기부
줄어드는 최 회장 기부금···“기부처 확대하거나 자산 늘리는 자생력 갖춰야”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최태원 SK 회장과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지난 2018년 공동 설립한 티앤씨재단이 활동을 시작한 지 5년이 지났다. 이 기간 재단은 강원 강릉 산불 피해 특별재난지역에 구호물품을 보내거나 취약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및 예술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티앤씨재단은 설립 5년이 흘렀음에도 최태원 회장의 기부금으로 대부분의 활동이 진행되고 있어, 그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점이 문제로 꼽힌다.
티앤씨재단의 기부금 등 수익금은 ▲2018년 30억원 ▲2019년 26억원 ▲2020년 35억8700만원 ▲2021년 27억7600만원 ▲2022년 18억4600만원 등 총 139억900만원이다.
이 중 최 회장은 2018년 30억원을 시작으로 5년간 총 113억원을 기부했다. 매년 22억6000만원을 재단에 기부한 셈이다.
반면 공동 설립자인 김희영 이사장은 2019년 3억원, 지난해 4500만원 등 3억4500만원만 기부했다. 5년간의 기부 비중을 비교해보면 최태원 회장은 82%, 김희영 이사장은 2.5%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공익재단이 안정적으로 사회 사업을 지속하려면 기부처를 늘리거나 자산을 늘리는 등의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2018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기부처가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기부금 내역을 보면 여전히 최 회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재단 측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 회장이 기부금을 줄인다면 재단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지난해 티앤씨재단에 15억원을 기부했다. 2018년의 절반 수준이며, 2021년(23억원)과 비교하면 8억원이 줄었다. 이로 인해 재단 수익금도 18억4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3.5% 줄어들면서 공익사업 규모도 축소됐다.
한편 5년 동안 재단 이사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티앤씨재단의 이사진은 상임이사인 김희영 이사장과 비상임이사 4인 등 5인 체제다.
설립 당시인 2018년을 제외하고 2019~2021년에는 김 이사장과 신경식·이관영·김기룡·이한주 등의 비상임이사로 이사진이 유지됐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김 이사장과 이관영 고려대 교수를 제외한 비상임이사 3인이 교체됐다.
새롭게 이사진에 들어온 인물은 김태용 법무법인 화현 파트너 변호사와 이윤남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 조지선 연세대 객원 교수 등이다. 비상임이사 교체 배경 등에 관해 재단 측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