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아우디 판매량 473대 그쳐···수입차 10위로 추락
지난달 초 할인 0%대 수준···소수 물량에 한해 할인 이뤄져
일각선 딜러사와의 마찰 원인 꼽아···“아우디코리아 측에서 무리한 목표 제시하자 딜러들 할인 줄이며 반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아우디코리아 지난달 판매량이 급감했다. 아우디는 통상 월 2000대 수준을 판매하며 수입차 상위권을 꾸준히 지켰으나, 지난달 할인을 줄이면서 판매량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아우디 판매량은 473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선 55%, 전월과 비교하면 79% 줄어든 수치다. 아우디 판매량이 1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1년 5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에 따라 아우디 순위도 지난 3월 3위권에서 지난달에는 10위권으로 내려갔다.
최근 아우디 판매량이 저조한 것은 디젤게이트 이후 인증 문제나 공급 부족 등이 겹쳤을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번에는 딱히 물량 문제는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 부진은 고금리 여파가 컸으며, 출고문제나 부품 수급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아우디 부진이 할인율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아우디는 15~20% 이상 할인을 진행하는데, 지난달에는 할인이 큰 폭으로 줄었다. 월 초에는 할인이 거의 없다시피 했으며, 월 말에도 일부 재고 물량에 대해서만 할인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할인이 연초대비 크게 줄어들자 소비자들은 할인이 늘어나길 기다렸으나, 월말에도 할인을 하는 곳이 많지 않아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아우디 할인은 A3의 경우 13~14%대, A4는 11%, A5는 12%, A6 16~18%, A7 9~10%, A8 16%, Q4 e-트론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마저도 일부 물량이 그쳐 사실상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할인율은 한 자리 수준에 그쳤다.
일각에선 지난달 아우디 할인이 감소한 것에 대해 딜러사와 마찰을 이유로 꼽고 있다.
아우디코리아 측에서 딜러사들에게 과도하게 물량을 배정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딜러사들이 할인을 줄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는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3만3000여대로 잡고, 이를 국내 딜러사에게 할당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약 1만대 이상 많은 수치다.
딜러사들은 아우디 측이 제시한 목표가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선 딜러사의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통상 딜러사들은 판매 목표 달성시 아우디코리아 측으로부터 추가 보너스를 받게 되는데, 이를 받기 위해선 할인율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갈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아우디 딜러는 “최근 수입차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작년보다 50%나 더 팔라는건 딜러들한테 사형 선고나 다름 없다”며 “1분기에도 적자가 커졌는데,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 할인율을 늘리는 것은 딜러사들이 감당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올해초 아우디 딜러사들은 보너스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할인을 진행했으며, 1~2월 딜러사 적자 합계가 9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각에선 수입차 업계의 고질병인 고무줄식 할인 행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우디를 비롯한 일부 수입차 브랜드들이 15~20% 이상의 할인을 진행하면서, 소비자들 입장에선 제대로 된 가격을 파악하기 힘들어 구매에 어려움이 많았다. 딜러사마다 가격이 다르고, 시기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가격을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불편함이 컸다.
또한 잦은 가격 변동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저하와 중고차 잔존가치 하락 등도 악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딜러사들이 판매량을 채우기 위해 차량 할인에서 본 손해를 애프터서비스(AS) 등에서 만회하려고 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갈 우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