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운영 늘면서 연료비, 착륙료 등 비용도 덩달아 크게 증가
지난해 화물기 운영했던 특수한 상황 탓에 작년 대비 영업익 줄어든 것으로 보여···'실적 정상화'라는 해석 나와
연휴 기간 특정 국가들 비행기표 품귀 현상은 착시효과···평일 상당수 지역은 대부분 자리 못 채우고 운항 중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최근 보면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계획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한 서울 지역 직장인은 ”바쁘게 살다 8년 만에 해외를 나가게 됐는데 표 구하기도 어렵고 공항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습니다.
식당에 사람이 늘어나면 돈을 많이 벌 것이라고 생각하듯, 이처럼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승객이 많다면 항공사 수익도 크게 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대한항공 1분기 실적을 보면 이와 거꾸로 간 듯한 모습입니다.
올 1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4150억원입니다. 지난해 1분기(7884억원)에 비교하면 무려 47%나 감소한 액수입니다. 당시엔 코로나19 악재가 이어지고 있었고 올해 여행수요가 훨씬 늘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요?
기본적으로 ‘항공사의 비용구조’와 ‘작년의 특수한 상황’, 이 두 가지 변수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항공업은 다른 사업과 비교해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해외여행을 옥죄던 해외입국 자가격리가 풀리면서 항공사들은 앞다퉈 여객노선을 늘리며 코로나19 시국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습니다.
그렇게 안 뜨던 비행기들이 추가로 더 뜨다 보니 연료비, 조업수수료, 기내식, 착륙료, 주기료, 인건비 등이 더 들어가게 됐다고 합니다. 수요가 늘어도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 실제 남는 수익은 줄게 되겠죠? 일단 이러한 부분이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기본적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추가로 궁금증이 더 생깁니다. 아무리 그래도 작년보다 승객이 더 많이 타게 됐는데 수익이 늘어야 맞지가 않느냐는 것이죠.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선 작년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시국 때 대한항공은 일반 여객기를 화물기로 돌리고 화물, 물류로 수익을 창출해왔습니다. 일종의 ‘궁여지책’이었지만 코로나19 시국 높은 물류 수요가 뒷받침되면서 ‘묘수’였다는 평가를 받았죠.
게다가 화물은 일반 승객 탑승을 목적으로 하는 여객에 비해 인건비 등 비용도 덜 들어간다고 합니다. 화물을 여객으로 돌리게 되니 비용도 더 증가하게 된 것이죠. 그때와 비교하니까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이제야 널뛰기하던 실적이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항공업계에선 해석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하나 덧붙이자면 우리가 비행기표를 구하기 어렵다고 느끼고 비행기가 꽉 찬다고 느끼지만, 일종의 착시효과라는 것이 항공업계의 설명입니다. 내가 공항에 가는 그 날, 그 시간만 붐비는 것이란 말이죠. 우리가 여행을 계획할 때는 보통 연휴나 성수기, 혹은 주말을 낀 날짜의 특정 시간이죠? 게다가 알아보는 지역도 괌, 일본, 하와이, 동남아 등등 몇몇 관광지에 국한되고요.
그러다 보니 사람이 많게 보이고 늘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비행기는 우리가 휴가를 가지 않는 평일에도, 또 관광지가 아닌 온갖 도시들도 계속 운항 중입니다. 이 중에선 사실상 거의 채우지 못하고 노선만 오가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 그렇다고 멋대로 노선을 없애거나 줄이지 못하고 운항해야 하는 것이 국적항공사의 책임감과 현실이라고 할 수 있죠. 이처럼 쉽지 않은 사업이니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온 몇몇 항공사들만 살아남고 그렇지 않은 곳들은 인수합병 되거나 사라지게 되는 것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