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IFRS17 적용 후 실적 '급증'
미래이익 CSM도 KB가 더 많아
올해 리딩금융 타이틀 확보 가능성↑

KB·신한금융지주 서울 사옥 전경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실적 경쟁에서 ‘라이벌’인 신한금융지주를 1000억원의 큰 격차로 꺾었다. KB손해보험의 실적이 크게 늘어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KB손보는 매 분기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에 KB금융이 올해 리딩금융 타이틀을 차지하는데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27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 1분기에 거둔 순이익(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1조4976억원이라고 밝혔다. 라이벌인 신한금융(1조3880억원)과 비교해 약 1100억원 더 많은 규모다. 신한도 올 1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늘었지만 KB를 따라잡기엔 부족했다. 

KB금융이 비용항목인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인식했지만 영업을 통해 거둔 실적이 워낙 많았다. 금융지주의 영업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하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을 보면, KB금융은 2조7938억원으로 신한(2조2171억원)보다 약 6000억원 더 많이 거뒀다. 이에 충당금(6682억원)이 신한(4610억원)보다 더 컸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실적이 앞섰던 것이다. 

KB금융이 영업실적에서 크게 앞설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보험 계열사의 힘으로 꼽힌다. KB손해보험이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기준(IFRS17) 아래서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KB손보는 올해 1분기 기준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으로 3400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기존 회계기준으로 산출한 이익(1766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새 제도 아래서 손보사들의 실적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예상과 부합한 것이다. 

이에 KB금융은 보험 사업에서 신한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KB손보와 함께 생명보험 계열사인 KB라이프생명도 1278억원의 충당금전이익을 거두면서 KB는 보험에서만 4700억원에 가까운 이익을 올렸다. 반면 신한은 1750억원 정도의 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보험 사업에서만 약 3000억원 차이가 난 셈이다. 
   
KB손보가 효자 계열사로 급부상하면서 올해 KB는 계속 실적 경쟁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손보의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신한라이프보다 크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이익’을 뜻한다. CSM의 규모로 보험사가 향후 얼마나 이익을 거둘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KB손보의 올해 3월 말 기준 CSM은 약 8조2000억원으로 신한라이프의 12월 말 기준 규모(6조7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 더 많았다. 

이에 향후 KB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지주들이 손보사 인수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신한·하나금융지주는 규모가 작은 디지털 손보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우리금융은 보험 계열사가 아예 없다. 세 금융지주 모두 중형급 이상의 손보 계열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인수 매물로 꼽히는 손보사는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이다. 

KB금융 재무총괄임원은 “어려운 시장여건 속에서도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우수한 실적을 거뒀다”라면서 “그룹의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41%까지 늘어나는 등 실적의 구체적인 내용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지주도 이날 실적발표회를 열고 1분기 당기순익으로 1조1022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1% 급증한 결과다. 이에 주요 금융지주 중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4위를 거둔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익도 9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크게 늘었다.  

/자료=각 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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