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급증, 명동 상권 되살아나
12층 규모 다이소 명동역점, 외국인 방문객 늘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코로나19로 침체기를 겪었던 명동 상권이 최근 되살아나고 있다. 명동 골목마다 ‘폐업’ 또는 ‘임대’ 팻말이 붙었던 로드숍들은 외국인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그 중에서도 명동 만남의 장소로 불렸던 다이소 명동역점은 규모가 커진 만큼, 국내외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층별로 콘셉트에 맞춰 재오픈된 다이소 명동역점은 축소된 백화점을 연상하게 했다.
26일 다이소에 따르면 최근 다이소 명동역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여행이 3년 만에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다. 한때 쇼핑 메카로 불렸던 명동은 내외국인의 발길이 늘면서 아디다스, 스파오 등 대형 점포들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월간 150만명 수준이었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21년 10만명 이하로 급감했고, 올해 1월 43만명대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명동 거리부터 다이소까지 북적이는 내외국인 발길은 곧 과거 코로나19 전 활발했던 명동을 떠올리게 했다.
명동 거리에서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예전보다 관광객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명동 중심가에서 근무하는 관광통역사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 요새 길 안내하기 바쁘다”며 “안내 책자도 예전보다 더 챙기고 있다”고 했다.
또 명동 중심가에 위치한 CJ올리브영 매장 앞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여 뷰티 제품을 구매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있었고, 매장 벽면에는 ‘Tax free’ 안내판이 붙어있었다.
이처럼 명동 상권이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가성비 제품을 내세운 다이소 명동역점이 명동의 일명 ‘핫플(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다이소 명동역점은 총 12개층, 500여평 규모로 다이소 강남고속버스터미널점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매장이다. 다이소에 따르면 명동역점은 지난해 3월까지 5개층으로 운영하다가 1년여 정도 운영하지 않았고, 올해 3월부터 12개층으로 확장해 재오픈했다.
이날 기자는 오전 10시 다이소 명동역점에 방문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외국인 손님들은 층별로 제품 구경하기 바빴고, 엘리베이터는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탑승할 수 있었다. 명동역점은 1층은 계산대와 시즌용품, 2층은 미용용품, 3층과 4층은 문구·팬시용품, 5층은 식품과 주방용품, 6~7층은 주방용품, 8층은 욕실용품, 9층은 홈데코용품, 10층은 원예용품, 11~12층은 취미용품 등으로 구성됐다. 건물 층별 면적은 좁았지만 층별 콘셉트가 명확하고 최대 5000원이라는 가성비 제품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실제 이날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붐볐던 곳은 식품, 미용코너였다. 식품 매장에서는 라면과 김, 간식류를 경험하려는 젊은 외국인들로 붐볐다.
대만에서 여행온 웨이친씨는 “평소 사용하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구매하려고 한다”면서 “저렴해서 조금씩 담다보니 바구니 한가득 담게 됐다”고 말했다. 웨이친씨와 함께 다이소를 구경하던 A씨는 “한국 여행 갔다온 기념으로 지인들에게 선물할 거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 명동역점을 찾아주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주로 캐릭터용품, 식품, 뷰티용품 등을 많이 구매한다”고 밝혔다.
일부 일본인 관광객들은 미리 아이패드에 저장해둔 사진을 다이소 직원에게 보여주며 상품을 구매했다. 매장 직원은 외국인 손님들을 안내하면서 외국어로 질문하는 상품을 유추하기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다이소 인기로 다이소는 지난해 매출 3조원을 육박하는 2조9458억원을 기록했다. 다이소는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성장세에도 극강의 가성비로 실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지난해 다이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 줄어든 239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원가와 인건비 상승 영향 때문이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가 다이소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다이소의 온라인 판매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고객 중심 경영을 핵심으로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과 높은 품질, 가성비 높은 균일가 상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매장과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자 회사의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업의 기본에 충실한 경영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