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차량 판매 호조에 1분기 합산 영업이익 6조4667억원
증권가선 올해 부품주 주목해야 목소리···북미·인도 동반진출 회사 톱픽
개별 종목마다 수혜 여부 다르고 완성차 원가절감에 실적 기대 반감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자동차 부품주가 재평가받을지 주목된다. 현대차의 호실적에 부품사 역시 실적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다. 증권가 역시 자동차 부품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개별 종목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분기 3조59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3% 증가한 수치이자 현대차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37조778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4.7% 늘었다.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호조와 우호적인 환율 상황이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기아 역시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6906억원, 영업이익 2조8739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9.1%, 영업이익은 78.9% 증가한 수치다. 당초 시장에서는 2조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 관측했지만 이를 훌쩍 넘은 것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회사인 이들이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자동차 부품주들이 재조명될지 관심이 모인다. 자동차 부품주는 그동안 미래 모빌리티로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일반적인 자동차 부품주 대신 배터리에 몰리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 자동차 부품주 대부분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머무는 모습이다. 자동차 부품 업종에 속한 133개 종목(거래정지 및 신규 상장사 제외)의 PBR 평균은 0.94배로 1에 못 미친다. PBR 1배 미만은 기업의 청산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저평가된 것으로 여겨진다. 부품주가 많이 속한 코스닥 PBR의 경우 1.93배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일찍이 부품주에 주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이달 10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1분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생산대수가 184만2000대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를 상회한다며 부품사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생산 차질을 일으켰던 반도체 수급과 물류가 정상화되면서 생산 증가가 전망되고 부품사의 실적 모멘텀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에 매출이 집중된 부품사를 살펴봐야 하고, 그중에서도 북미와 인도 시장에 동반 진출한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과 인도에 동반 진출한 부품사는 현대모비스, 만도, 한온시스템, 에스엘, 피에이치에이, 엔브이에이치코리아, 화신, 서연이화 등이 있다.  

다만 자동차 부품주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완성차들이 추가 가동률 상승보다 원가절감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자동차 부품주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완성차 실적은 호조를 보일 수 있지만 부품주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전방 산업 호조와 반도체 수급 문제가 풀리면서 자동차 부품사의 전반적인 ‘Q’(판매량) 증가 기대감은 어느 정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P’(가격)도 함께 증가할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펀더멘탈 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선 납품단가 인상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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