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 6G 인프라 구축비 절감·서비스 품질 향상 전망

홍원빈 포항공과대 교수가 24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재구성가능한 지능형표면(RIS)’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홍원빈 포항공대 교수가 24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구성가능한 지능형표면(RIS)’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LG유플러스가 ‘재구성가능한 지능형표면(RIS)’ 기술을 통한 6G 네트워크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파 방향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음영구역을 줄이는 이 기술은 6G 통신서비스 핵심기술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앞서 RIS 기술을 개발한 SK텔레콤 대비 ‘반사·투과·흡수’란 기능적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걸었다. 회사는 RIS 기술을 통해 차세대 네트워크인 6G 통신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단 목표다.

24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항공대와 함께 6G 통신서비스 구현의 핵심인 RIS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 환경에서 실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RIS는 6G 후보 주파수 대역인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주파수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기술이다.

◇ LGU+ RIS, ‘반사·투과·흡수’ 등 3가지 기능

LG유플러스가 공개한 6G RIS는 ㎔ 대역에서 전력 소모 없이 적용 가능하단 점이 특징이다. 6G 통신서비스 후보 주파수로 꼽히는 ㎔ 대역은 가용 대역폭이 넓어 초고속·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에 적합한 전송속도를 낼 수 있지만, 파장이 짧아 전파가 도달하는 거리에 장애물이 있거나 실내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전파 손실이 통신 품질의 저하로 이어진단 점에서 과제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포항공대, 계측기 제조업체 키사이트테크놀로지스와 협업해 ㎔ 대역의 전파를 인위적인 방향으로 반사·흡수·투과할 수 있는 RIS 3종을 개발했다. 입사각과 반사각은 동일하단 일반적인 특성과 달리, LG유플러스가 개발한 RIS를 통하면 30도로 유입된 전파는 60도로 반사된다. 전파 특성을 인위적으로 조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원빈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는 “전파는 매질을 만나면 반사되거나 투과되는 등 특성을 지니는데, 이에 대해 통제할 방법이 없다”며 “RIS를 통해 전파가 유입될 수 없는 음영지역까지도 전파를 직접 보내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24일 6G 후보 주파수 테라헤르츠(㎔) 대역에 적용한 RIS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 사진 = 김용수 기자
LG유플러스가 24일 6G 후보 주파수 테라헤르츠(㎔) 대역에 적용한 RIS 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 사진 = 김용수 기자

3종의 RIS는 각각 주파수를 반사, 투과, 흡수한다. 우선 반사 RIS는 전파 경로를 다른 방향으로 형성해 일반적으로 전파가 도달할 수 없는 지역으로 전파를 전달함으로써 전파 도달거리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투과 RIS는 전파 경로 중 유리를 투과할 때 발생하는 반사 손실을 감쇄해 전파가 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흡수 RIS는 전자파의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해 소실시켜 보안 시설 등에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LG유플러스와 포항공대 연구팀은 이날 공개한 RIS 3종이 SK텔레콤의 RIS 기술 대비 ‘확장성’ 측면에서 우수하단 점을 강조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월 동우화인켐과 건물 외장재로 많이 쓰이는 Low-E유리에 RIS를 적용해, 6G 후보 주파수를 통과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홍 교수는 “SK텔레콤은 Low-E유리를 투과하는 시연을 한 것이고, 우리는 투과뿐만 아니라 반사와 흡수란 확장된 기능을 보여줬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또 실험적 환경 보다는 좀 더 완화된 환경을 상정한 상태에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단 차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홍원빈 포항공과대 교수(왼쪽)와 조제훈 LG유플러스 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홍원빈 포항공대 교수(왼쪽)와 조제훈 LG유플러스 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 RIS, 6G 인프라구축 비용 절감···5G 28㎓ 대역 한계 극복도 가능

LG유플러스는 RIS 기술로 ㎔ 대역을 활용하는 6G 무선 통신 인프라 구축 시 비용 절감이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기존 5G 통신 대역이나 다양한 6G 후보 주파수에도 활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6G 상용화까지 적어도 5년가량 남은 탓에, RIS 적용 시 전파 손실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는 답하지 못했다.

홍 교수는 “RIS를 ㎔ 대역에서 했지만, 이론적으로는 어느 주파수든 적용 가능하다”며 “다만 ㎔ 대역과 5G 대역과 LTE 대역 간 공통점도 있고 전파가 매질에 반응하는 특징이 세부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 구현을 위한 방법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 대역 상용망이 없어서 어느정도 개선된다고 말하기엔 레퍼런스가 부족하다. 다만 RIS가 있을 때 110배 정도 신호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타일 형태로 개발된 RIS를 향후 가정집 벽면, 액자 등에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해 일상생활의 적용 사례를 확대할 계획이다.

조제훈 LG유플러스 액세스선행기술팀장은 “RIS는 전력이 필요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상용화와 관련해 벽이나 액자에 붙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홍 교수는 “조명에도 설계가 필요하듯이, RIS도 어떤식으로 반사·흡수·투과할지 옵션이 굉장히 많다”며 “연구 단계에서 B2B와 B2C를 같이 보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설치와 유지보수 등 차이 탓에 B2B와 B2C를 세분화해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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