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0조원 규모···IRA 보조금 겨냥 북미 공급망 구축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폭스바겐이 북미에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짓는 캐나다 공장에 투자금과 정부 보조금을 모두 합쳐 약 20조원이 투입된다. 축구장 210개 크기로 조성되는 폭스바겐 배터리 공장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규모로 내년 착공에 돌입한 뒤 2027년부터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세인트 토머스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70억 캐나다달러(6조8867억원)를 투자한다. 캐나다 정부는 2032년까지 130억 캐나다달러(12조7897억)의 세액 공제를 제공할 예정이다. 폭스바겐도 뉴스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이 공장의 생산 목표는 90기가와트시(GWh)로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폭스바겐이 북미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배터리 용량은 이곳에서 충당이 가능할 전망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폭스바겐 배터리 공장을 “캐나다 전기차 공급망의 기반”이라고 평가하면서 “2000억 캐나다달러(196조764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이 캐나다에 배터리 공장 투자를 결정한 건 미국이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하면서 북미 공급망 형성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행정부는 IRA를 통해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제조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하고, 이곳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같은 IRA 영향으로 글로벌 기업들은 캐나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화학기업 바스프, 타이어 업체 미쉐린 등은 캐나다에 전기차·배터리 투자 계획을 공표했다. 지난해 발표된 전기차 프로젝트 투자만 110억 달러(14조6520억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온타리오주에 생산 기지를 건설 중이다. 양사 합작 공장의 총 투자액은 4조8000억원으로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