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음료부터 주류, 커피까지···제로슈거 제품군 늘어
스테디셀러 제품도 제로슈거로 리뉴얼···대체 감미료 입증은 아직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제로슈거(zero sugar)’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당 대신 대체 감미료를 사용한 제로슈거 음료가 ‘살이 덜 찐다’는 인식을 주면서 소비자들의 제로슈거 음료 소비를 늘게 했다. 유통업체들은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제로슈거 음료를 추가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로슈거 음료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제로음료 시장 규모는 2189억원에 달한다. 2016년 903억원이었던 제로음료 시장 규모가 5년 만에 2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제로음료 시장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먼저 제로슈거를 선보인 곳은 코카콜라다. 코카콜라는 2006년 국내에 코카콜라 제로를 선보였다. 코카콜라 제로가 인기를 끌자 유통업체들은 탄산음료, 주류, 이온음료 등에 제로슈거 라인업을 강화하며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슈거 열풍에 힘입어 2011년 선보였던 칠성사이다 제로를 지난 2021년 재출시했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제로슈거에 라임, 망고 등 향을 추가하며 라인업 강화에 나섰고, 최근 선보인 밀키스 제로는 출시 1시간 만에 품절대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주류에도 제로슈거를 적용했다. 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7개월여 만에 누적 1억병(한 병에 360㎖) 판매고를 올렸다. 새로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소주다. 최근에는 가정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640㎖ 페트형태의 새로를 내놓았다. 이에 맞서 하이트진로도 올해 1월 ‘진로 제로슈거’를 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 제로슈거 알코올 도수를 기존 진로보다 0.5도 낮추고 칼로리도 10㎉ 내렸다.
제로슈거 제품군은 탄산음료, 주류를 넘어 액상커피로도 확대됐다. 코카콜라는 조지아 칼로리를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롯데칠성음료도 설탕 대신 인공 감미료로 단맛을 낸 칸타타 제로슈거 버전을 출시했다. 이 외에도 파워에이드, 맥콜, 2% 부족할 때, 비타 500 등 기존 음료들도 제로슈거로 리뉴얼되는 추세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설탕이 없으면 당과 칼로리가 줄어들어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인식이 커지고 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3%가 ‘같은 맛이라면 제로슈거 음식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제로슈거가 건강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제로슈거 제품은 설탕 대신 아스파탐, 알룰로스, 수크랄로스, 에리스리톨, 아세설팜칼륨 등 대체당으로 단맛을 낸다.
대체 감미료는 천연원료로 제조된 ‘천연 감미료’와 화학적 합성을 통해 만든 ‘인공 감미료’로 나뉜다. 이 중 천연 감미료는 알룰로스, 에리스리톨, 스테비아 등이고 인공 감미료는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 등이다.
현재 대체 감미료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일부는 대체 감미료 에리스리톨이 심장 부작용과 혈액 응고를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는 식품업계가 사용하는 대부분 대체 감미료는 인체에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권고 용량 이상 섭취하지 않으면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이 섭취하지 않는 다량의 감미료로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제로슈거 대체 감미료에 대한 입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소비자가 스스로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