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지난달 ‘SCD411’ 임상 3상 결과 공시···캐나다 보건부와 미팅 확정
삼성바이오에피스, ‘SB15’ 임상 결과 내주 발표···안과시력학회에서 공개 예정
셀트리온, ‘CT-P42’ 임상서 유효성·안전성 확인···연내 미국과 유럽 허가 신청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전 세계적으로 12조원대 시장 규모를 갖고 있는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품을 출시하려는 국내 제약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달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삼천당제약에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다음 주 최종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후발주자인 셀트리온도 임상 3상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내년 6월께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황반변성은 대표적 노인성 안질환이다. 황반은 물체 상이 맺히는 망막 중심부에 있는 기관이다. 시세포가 있어 빛과 색을 선명하게 인식한다. 하지만 노화하면 황반에 새로운 혈관이 생기면서 사물이 휘어지게 보인다. 최악의 경우 시야의 중앙이 까맣게 보이는 식으로 시력을 잃는 사례도 발생한다. 황반변성 치료제는 전반적 고령화에 따라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의약품 중 하나로 꼽힌다.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안과질환 치료제다. 습성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치료제로 사용된다. 이 제품은 안구에 혈관이 새로 생기는 것을 막는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를 직접 주사해 황반 퇴화를 지연시킨다. 첫 3개월은 한 달에 한 번, 이후에는 두 달에 한 번씩 주사를 맞으면 시력이 개선된다.
지난해 기준 아일리아의 글로벌 매출은 97억5699만달러(약 12조684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아일리아는 미국에서 올 6월, 유럽에서 오는 2025년 5월 물질특허가 종료될 예정이어서 바이오시밀러를 준비한 제약사들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삼천당제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 임상시험을 진행하며 출시에 대비해왔다.
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오는 6월 예정대로 물질특허가 종료되지만 신약 독점권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5월까지 연장됐다. 이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출시는 오는 2024년 6월 1일 이후 가능한 상황이다.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임상 3상 결과를 지난달 말 공시했다. 오리지널 품목 아일리아와 SCD411에 대해 임상 대상자들에게 유효성, 안전성 등을 비교한 결과, 동등성을 입증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이어 캐나다 보건부와 SCD411 허가 신청을 위한 Pre-Submission(신청 전 사전 미팅) 미팅 일자를 확정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미팅에는 삼천당제약 및 캐나다 보건부, 캐나다 파트너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Pre-Submission은 규제기관에 허가 절차 방향에 대해 질의하고 공신력 있는 답변을 확인할 수 있는 미팅을 지칭한다. 기관으로부터 허가 신청 전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 받을 수 있는 절차로 파악된다.
회사 관계자는 “미팅은 SCD411 임상 최종 보고서 수령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허가 신청을 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삼천당제약과 파트너사는 계약과 별개로 허가 획득 시기도 중요하다는 합의가 이뤄져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삼천당제약은 현재 북미, 유럽 파트너사들과 SCD411 공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올해 내 미국과 유럽, 한국에 SCD411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0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한국과 미국 등 10개 국가에서 습성 연령유관 황반변성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B15’ 임상 3상 최종 결과를 다음 주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개최되는 안과시력학회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오는 25일이나 26일 보도자료를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9월 발표했던 임상 3상 중간 결과와 동일선상이라며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시 중간 결과에서는 환자들 최대 교정시력은 기준 시력 대비 SB15가 6.7글자, 오리지널 의약품이 6.6글자 향상됐다. 두 군 간 차이는 사전 정의한 동등성 기준을 만족했다. 기타 2차 유효성 평가 지표 및 안전성과 면역원성, 약동학적 특성 또한 두 의약품 처방 군에서 동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의 글로벌 임상 3상 중간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CT-P42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 두 그룹으로 구분, 베이스라인 대비 8주차에 측정된 최대 교정시력 값 변화를 1차 평가지표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에 따르면 CT-P42는 사전 정의한 동등성 기준인 ±3 레터 기준을 만족했다. 2차 평가지표인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평가 등에서도 오리지널과 유사한 경향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남은 임상 3상을 마무리한 후 올해 안으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 CT-P42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체별로 일부 차이는 있지만 3개 회사가 모두 올해 내 허가 신청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업체 간 정보전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