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견 비적정과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상폐사유 발생
아주IB 대규모 지분 보유···하나증권은 상장주관사 책임론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PDA(개인 휴대 정보단말기) 제조업체 포인트모바일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면서 아주IB와 하나증권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돼 주목된다. 아주IB는 추가적인 투자금 회수뿐만 아니라 평판 하락 우려가 발생했고 하나증권은 2년여 전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로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까닭이다.
◇ 감사의견 거절에 상폐사유 또 추가된 포인트모바일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포인트모바일은 전날 ‘2022사업연도 감사의견 비적정’과 ‘2022사업연도 사업보고서 미제출’로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포인트모바일의 감사의견 비적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라는 점에서 상황이 좋지 못하다. 포인트모바일은 지난해 3월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감사의견 한정은 감사범위가 부분적으로 제한된 경우나 감사 결과 기업회계 준칙에 따르지 않은 몇 가지 사항이 있을 때 나오는 의견 중 하나다.
이번의 경우 감사의견 의견거절이 나왔다. 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 측은 의견거절 배경에 대해 “지난해 매출채권에 대한 실재성과 권리와 의무, 정확성 등뿐만 아니라 매출원가의 정확성, 기간귀속, 발생사실에 대해 감사절차를 수행하기 위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를 만드는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의견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포인트모바일 주주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포인트모바일은 지난해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해당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상장폐지 사유가 두 개나 추가됐다. 게다가 지난달 말에는 포인트모바일 전 대표가 현 대표를 상대로 횡령·배임 소송을 제기한 것이 공시되면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도 생겼다. 포인트모바일은 감사의견 비적정 사유가 해소되더라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 포인트모바일 연이은 악재에 아주IB·하나증권 ‘곤란’
포인트모바일에 연이은 악재가 발생하면서 관련 기관들에도 불똥이 튀는 모습이다. 우선 아주IB는 추가적인 투자금 회수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아주IB는 포인트모바일에 2018년 일찍이 투자에 나섰다. 재고·생산 관리가 중요한 대형마트나 공장, 택배회사, 병원 등에서 주로 쓰이는 산업용 PDA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고 180억원을 투자한 것이다.
포인트모바일의 거래가 정지되기 전까지만 해도 아주IB의 기대는 높았다. 이미 아주IB는 포인트모바일이 상장한 2020년 12월 이후 일부 지분을 블록딜 등을 통해 매각하며 원금 이상인 290억원을 회수했다. 그러나 남은 지분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아주IB는 ‘아주좋은 사모투자합자회사’와 ‘아주 중소벤처 해외진출지원 펀드’를 통해 각각 11.12%, 2.63%를 보유하고 있는데 거래정지 전 주가로 계산하면 315억원 규모다.
여기에 포인트모바일이 상장폐지될 시 평판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도 발생할 수 있다. 포인트모바일은 아주IB가 2018년 이후 오랜 기간 지켜본 회사인데다 두 곳의 펀드 자금을 투입시켰을 만큼 공을 들인 회사다. 그런데도 피투자회사가 상장폐지되면 리스크 관리나 사후관리에 실패한 꼴이 돼버린 셈이다.
하나증권 역시 포인트모바일 이슈로 곤란한 상황을 맞고 있다. 하나증권은 포인트모바일 상장을 이끈 주관사다. 2017년 초 포인트모바일 상장 주관계약을 한 하나증권은 2017년 3월부터 2020년 7월까지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 기간 중인 2018년에는 포인트모바일이 재고자산 회계처리와 관련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의견을 받은 사례도 나왔었다. 일부 일반 개인 주주들은 이를 두고 하나증권의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포인트모바일 탓에 IPO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세칙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기술특례로 상장시킨 회사들이 2년 이내에 관리종목이나 투자주의 환기종목에 지정되거나 상장 폐지되면 특례 기업 추천 자격이 제한된다.
다만 포인트모바일에 아직 기회가 있다는 측면에서 섣부른 평가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닥 시장본부는 내달 10일까지 이의신청을 받고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상장폐지 사유들을 병합해 심의·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