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로 반도체 상생 생태계 조성·공급망 안정화 추진
국내 경쟁사보다 국산화율 높아···주숭일 테스 회장도 강조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반도체 장비사 테스가 지난해 60% 후반 수준이었던 장비 속 국산 부품 비중을 올해 7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부품으로 장비를 제작해 반도체업계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겠단 취지로 오는 2025년까지 80% 달성이 목표다. 소통이 원활한 국내 업체 비중을 높여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반도체 생태계도 탄탄히 하려는 목적이다.
1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테스 장비의 국산 부품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68.8%다. 올해 73%로 높이고 내년과 내후년 각각 77%와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장비사의 부품 국산화율은 50%를 밑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테스는 지난 2002년 설립된 전공정 장비사로 주력 제품은 증착 장비인 플라즈마 화학기상증착(PE-CVD)과 건식 식각 장비인 가스페이즈에칭(GPE), 세정 설비 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소자업체에 장비를 공급 중이며 지난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80억원과 559억원을 기록했다.
테스는 국내 부품 활용도를 높여 반도체업체 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 장비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해 소부장업체 자생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불거질 수 있는 부품 공급망 불안정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국산 부품을 많이 써야 국내 소부장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공급망 이슈가 중요해졌는데, 해외보다는 국내 부품 비중을 높여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측면도 있다”며 “부품 국산화는 오랫동안 준비했고, 꾸준히 노력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테스 장비 중 부품 국산화율이 가장 높은 제품은 세정 설비인 ‘큐맥스(CUMAX) 하이브리드’로 지난해 말 기준 80%를 넘었다. 이외 다른 PE-CVD와 GPE 장비 등의 국산화율은 60%대다. 쿠맥스 하이브리드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국내 부품으로 설계해 비율이 높다.
테스는 지난 2016년 협력사협의회인 ‘다원회’를 구성해 장비 부품 국산화 활동을 강화했다. 수십개 협력사와 협업해 장비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중이다. 다원회는 정기총회와 분과위원회를 연간 10여 차례 개최하고 워크샵·세미나·기술 교류회 등을 통해 품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테스는 자사 설비의 부품 국산화율이 국내 전공정 장비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창업주인 주숭일 테스 회장도 국산화의 중요성을 강조해 외산을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을 개발 중이다.
테스 관계자는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밑바탕이 되는 점이 국산 부품 확대”라며 “이런 과정을 통해 국내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고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