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상승세···큰 폭으로 하락 시 물가 진정 흐름 해석
생산자 물가 지표 따라 다음달 한은 금리정책 향방 결정 관측
하락 폭 보여도 인하 가능성 낮아···美 연준 5월 금리 인상 관측
생산자물가지수 중요하나 최대 변수는 미 금리인상 사이클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오는 21일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만큼 3월에도 올랐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매 물가를 나타내는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 물가의 방향성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가 되기 때문에 생산자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다면 물가 진정 흐름이 보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생산자물가 지표에 따라 다음달 한국은행 금리정책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1일 3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발표한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42로 전월 대비 0.1% 올랐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4.8%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최소 1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친다.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일지 주목되는 가운데 결과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부가 경제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하며 각별히 물가 안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지만 대외 여건 때문에 관리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발표에서 상승폭이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인되면 기준금리 동결 또는 인하 가능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도매 물가를 나타내는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의 방향을 미리 보여주기 때문에 생산자물가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물가가 진정 흐름을 보인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생산자 물가 하락은 앞으로 소비자 물가도 떨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생산자물가지수가 안정세를 보인다고 해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하락 폭을 보인다고 해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 및 시기에 대해 "상반기 물가 경로는 확신이 있는데 하반기 불확실성이 많아서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하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의 견해를 말씀드리면 금리 인하를 아직 고려할 단계가 아니며 물가 불안 요인이나 이런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물가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 만큼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특히 한국은행의 두 차례 연속 동결 이후 다음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추가 인상으로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이상 벌어져 원·달러 환율이 뛰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상을 고민할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달 한 차례 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2021년 5월 이후 가장 적은 5.0%의 상승 폭을 기록했다는 통계가 발표된 데 이어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인된 상황이다. 긍정적인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준 인사들은 물가 수준이 아직도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자물가지수 지표가 소비자물가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변수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