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전 세계 수출액 중 차지하는 비중 2.74%
자국 중심주의·보호무역 확산 영향 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2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세계무역기구(WTO)와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수출액(24조9044억8900만달러) 중 한국 수출액(6천835억8500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2.74%로 집계됐다.

2017년(3.23%)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수출시장 점유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지기 시작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2.85%→2.90%→2.88%→2.74%) 2%대에 머물렀다. 그러다 작년(2.74%)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2.61%) 이후 최저치로 내려왔다.

수출시장 점유율 감소는 2018년부터 본격화한 미·중 무역 전쟁으로 세계적으로 자국 중심주의와 보호 무역이 확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같은 기조가 더욱 두드러지면서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은 지난 달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무역적자 행진이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무역적자 규모는 지난해 477억84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3월까지는 224억100만달러로 이미 작년치 절반에 가까운 46.9%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무역(수출입) 규모에서 차지하는 무역적자 비중은 3.4%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3.0%)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1∼3월 무역적자 비중은 6.9%로 작년(3.4%)의 2배를 넘어섰다. 1990년 이후로는 IMF 외환위기가 도래하기 한 해 전인 1996년(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세계적 경기 침체로 중국, 베트남 등에서 한국으로부터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수요가 줄고 있고 중국의 경우 중간재에 대한 자국산 생산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다 3대 에너지원(석탄·석유·가스)의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 수지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수출 효자 반도체 시장의 변화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한국 수출을 견인하던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면서 수출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끼쳤단 분석이다.

한국의 최대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0.9%까지 올랐다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17.3%→19.4%→19.9%→18.9%) 20% 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1∼3월에는 비중이 13.6%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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