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용의자는 24세 남성···기시다, 20분간 연설 진행
작년 7월엔 아베 전 총리 대상 테러 발생

15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현지 보궐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15일 오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현지 보궐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나서며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 보궐선거 지원 연설을 위해 나선 장소에서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에 의한 테러가 발생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지원 유세 중 피격돼 숨진 지 약 9개월 만에 현직 총리 대상 테러가 또 다시 일어난 것이다.

15일 NHK와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기시다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 큰 폭발음이 났다.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 남성이 은색 짧은 쇠파이프처럼 보이는 물건을 던진 후 하얀 연기와 함께 폭발음이 났고, 현장에선 소동이 벌어졌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NHK에 “20∼30㎝ 정도 길이의 쇠파이프 같은 것이 날아와 기시다 총리로부터 1m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떨어졌다”며 “무엇이 폭발한 것인지 몰랐지만, 만약 그것이 바로 폭발했다면 어떤 피해가 발생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현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연설회장에는 수백명의 청중이 있었지만, 부상자 관련 정보는 없는 상황이다. 경호원들은 기시다 총리를 감싼 채 현장에서 대피시켰고,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건을 던진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는 효고현에 거주하는 24세 남성(추정이름 기무라 유지)이다. 현재 용의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와카야마현 경찰본부로 대피했다가 오후 예정된 와카야마역 앞 연설을 계획대로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12시 40분부터 약 20분간 진행한 가두연설에서 “오전 연설회장에서 큰 폭발음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경찰이 조사하고 있으나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모두 힘을 합해서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의 주역인 여러분의 마음을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총리를 대상으로 발생한 테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는 나라현에서 당시 참의원(상원) 선거 지원을 위해 연설하던 중 통일교와 관련해 아베 전 총리에게 원한을 품은 야마가미 데쓰야에게 총을 맞아 숨졌다.

이번 테러와 관련 집권 자민당의 모리야마 선거대책위원장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 기간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우며, 이는 용서할 수 없는 폭거”라고 말했다.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도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 후 1년도 안 돼 폭발물을 사용한 사건이 일어난 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기능을 방해하려는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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