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에 미세먼지 올해 최고 수치 기록
공기청정·필터 관련주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아
관련 제품 판매량 증가는 호재···실적 연결 종목 선별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황사와 미세먼지가 한반도의 봄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수혜주로 평가받는 공기청정주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과거 황사와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질 때마다 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비슷한 이슈가 지속될 수 있고, 최근 관련 제품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주요 공기청정 및 마스크 관련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몽골발 황사가 국내로 들어와 미세먼지 수치가 올해 최고치로 급등하고 특보가 내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용한 반응이다. 과거만 하더라도 관련 테마는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지는 봄철만 되면 큰 주목을 받았었다.

실제 공기청정기 대표주로 꼽히는 위닉스는 미세먼지 수치가 크게 올랐던 전날 1만650원에 마감했다. 이는 이번 주 시작가인 1만8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연고점인 지난 2월 6일 기록한 1만4200원 대비로는 25% 하락했다. 위닉스는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 수치가 치솟았던 지난 3월 23일 6.45% 급등하며 1만2000원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또 다른 공기청정기 관련주인 위니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위니아는 전날 206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월 7일 장중 3180원 대비 35% 하락한 수치다. 위니아 역시 지난달 23일에는 13.42%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졌던 지난 12일에는 장중 6.95% 급등하기도 했지만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2.23% 상승에 그쳤다. 

공기청정기와 함께 미세먼지 테마로 분류되는 주요 마스크 및 필터 관련주들도 반짝 상승만 나오고 있다. 산업용 섬유 전문기업 웰크론은 올해 1월 12일 장중 3440원을 기록한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최근 29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월 1만3200원까지 올랐던 여과지 생산 전문업체 크린앤사이언스 역시 전날 8420원을 기록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모습은 다양하게 해석된다. 국내 증시가 2차전지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테마에 관심이 줄었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세먼지 수혜주들은 지난 2월 연고점을 기록한 경우가 많았는데 봄철을 앞두고 선반영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밖에 미세먼지 이슈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관련 제품 보유 가정이 증가했다는 점도 이들 기업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요소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선 반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의 리오프닝(경기재개)이 본격화하면서 미세먼지가 다시금 주요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동아시아 지역 전반의 건조한 날씨 때문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언제든 치솟을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 관심을 높일 요인으로 분류된다.

일부 종목의 경우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미 미세먼지 관련 제품들의 판매량이 늘고 있는 까닭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8일 이마트에서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가깝게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마스크 역시 판매량이 늘었는데 GS25는 지난 12∼13일 마스크 매출이 3월 29∼30일과 4월 5∼6일의 평균 대비 8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실적이 증가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고금리 시대로 바뀌면서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 됐다”며 “미세먼지 관련주도 마찬가지로 산업의 성장성과 실적 모두 챙길 수 있는 기업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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