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확보 경쟁 벌이는 과정 속 주가 치솟을 것이란 기대 작용···주주 환심 사기 경쟁에 대한 기대감도
단기적 주가 부양 효과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 경영에 부정적

사진=셔터스톡
/ 사진=셔터스톡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최근 LG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습니다. 구광모 LG회장과 모친인 김영식 여사,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상속 분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양쪽 모두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리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LG가 상속분쟁에 휘말리면서 LG 주가가 치솟아 주목받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경영권 분쟁은 하나의 리스크인데, 왜 오히려 주가가 치솟은 것일까요?

이유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영권 분쟁의 승패는 오직 보유 주식 비율로 결정이 납니다. 이 때문에 가족 간, 혹은 외부세력과 분쟁이 있는 경우엔 서로 이기기 위해 주식 매입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이 과정에서 매수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결국 주가가 오르는 효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지분율 차이가 적을수록 경쟁은 더 치열할 수밖에 없으니 더욱 주가에 영향을 크게 끼친다고 하네요. 또 주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움직임도 더 활발해 질 수 있고요.

실제로 LG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분쟁으로 단기간에 주가가 치솟은 바 있고 이는 주식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하나의 정설처럼 여겨집니다.

최근 SM의 경우가 그렇고요. 과거 조원태 한진칼 회장과 조현아·KCGI·반도건설 3자연합이 경영권분쟁을 벌였던 당시에도 한진칼 주가가 4배 가까이 치솟은 적이 있습니다. 특히 외부세력까지 끼어들게 될 경우 더욱 주가가 크게 움직인다고 합니다.

주가가 오른다는 것은 어찌됐든 기업 가치가 오른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면 경영권 분쟁은 긍정적 현상으로 바라봐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우선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주가 상승은 그야말로 단기간의 이벤트일 가능성이 높고요. 또 경영권 분쟁에 공을 들이는 과정에서 회사가 투자 기회를 놓치는 등 장기적으로는 회사에 부작용을 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경영권에 대한 위협은 자칫 나태해질 수 있는 오너에게 주주들을 더 챙기고 경영을 잘해야겠다는 건강한 긴장감을 주기는 할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전에 경영과 투자를 잘해서 근본적인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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