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구간 고속주행서 탁월한 성능 발휘···제로백 3.3초
하단에 설치된 배터리는 무게 중심 잡아줘···곡선에서도 유리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전기차 시대로 들어서며 자동차 마니아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내연기관차 특유의 배기음과 진동을 느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우디 RS 이트론 GT가 전기차만의 폭발적인 가속력으로 이러한 아쉬움에 해방구를 제시했다. 

13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RS 이트론 GT 서킷 주행이 이뤄졌다. RS 이트론 GT는 아우디의 초고성능 전기차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440kW(598마력), 최대토크는 84.7kg·m에 이른다. 부스트 모드에서 최고출력은 475kW(646마력)까지 올라간다.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유한 RS 이트론 GT. 제로백이 3.3초에 불과하다. / 사진=유주엽 기자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유한 RS 이트론 GT. 제로백이 3.3초에 불과하다. / 사진=유주엽 기자

처음 저속으로 예행 주행할 때도 RS 이트론 GT의 고출력이 느껴졌다. 페달에 잠깐 발을 올려두는 것만으로 빠르게 속력이 올라갔다. 그동안 다양한 시승을 통해 전기차의 가속력이 우수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RS 이트론 GT는 다른 수준의 전기차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인 서킷 주행이 시작된 이후엔 RS 이트론 GT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경험했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있는 힘껏 밟자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여태까지 시승해본 그 어떤 차보다 빠르게 느껴졌다. 

가속 페달을 밟고 속도가 올라가기까지 1초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내연기관차와 달리, RS 이트론 GT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기어변속 과정에서 걸리는 느낌도 없이 순식간에 180km/h까지 올라갔다. RS 이트론 GT의 제로백(정지상태에서 100km/h에 이르는 시간)은 3.3초에 불과하다. 

곡선 구간이 많은 인제 스피디움 / 사진=유주엽 기자
곡선 구간이 많은 인제 스피디움. / 사진=유주엽 기자

곡선구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인제 스피디움 서킷은 곡선이 많은 코스로 유명하다. 그만큼 차량의 밸런스가 맞아야 빠르게 통과할 수 있는 곳이다. 

하단에 탑재된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의 무게 중심을 보다 잘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좌우로 스티어링휠을 빠르게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쏠리는 느낌이 덜했다. 이 역시 전기차만의 장점이었다. 

아우디의 콰트로(4륜구동) 시스템은 곡선구간에서의 RS 이트론 GT의 장점을 더했다. 자칫 언더스티어(의도했던 조향각보다 더 크게 도는 현상)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도 코스 선을 넘지 않고 회전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향각을 크게 틀지 않아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곡선구간을 통과했다. 좌회전 이후 바로 우회전을 해야하는 경우에도 스티어링 휠을 크게 돌릴 필요가 없어 빠른 주파가 가능했다. 

RS 이트론 GT와 이트론 GT가 서킷을 주행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RS 이트론 GT와 이트론 GT가 서킷을 주행하고 있다. / 사진=유주엽 기자

한편, 이날 인제 스피디움에서 직선 구간이 길지 않아 높은 최고출력을 온전히 경험하긴 어려웠다. 흔히 전기차는 가속력은 빠르지만, 최고속도 유지 면에서 내연기관차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우디 코리아 관계자는 “RS 이트론 GT, 이트론 GT엔 2단 기어가 들어갔다”며 “1단 기어가 들어간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리 고속 주행에서도 강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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