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증시지수 1배 추종···총보수 0.19%로 키움운용 0.29%보다 낮아
키움운용, 2014년 인도 ETF 출시···퇴직연금 인도 투자수요 독점 →경쟁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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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도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면서 지난 2014년부터 인도 ETF를 운용하고 있는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동안 인도 ETF로는 퇴직연금에서는 투자가 불가능한 레버리지 ETF만 출시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장하는 인도 ETF는 인도 시장지수를 1배로 추종하고 수수료는 키움투자자산운용 ETF보다 낮다.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서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인도 ETF 독점이 무너지면서 향후 수요를 잠식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 미래에셋운용, 인도 ETF 상장···키움운용 ‘비상등’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 ETF는 오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이 ETF는 인도 NIFTY 50지수를 추종하는 ETF다. 인도 NIFTY 50지수는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가 인도 증시에 상장된 최대기업 50개의 가중 평균을 나타내는 주가지수로 NSE에 상장된 유동시가총액의 66%를 커버한다.

국내 증시에는 인도 테마 ETF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등이 상장되어 있다. KOSEF 인도Nifty50(합성)과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모두 인도 NIFTY 50지수를 추종한다. KOSEF 인도Nifty50(합성)은 2014년 6월 26일 상장했고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은 2016년 5월 13일 상장했다.

인도에 투자하고자 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KOSEF 인도Nifty50(합성)과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중 하나를 매수해야 했다.

특히 연금저축이나 개인형퇴직연금 등 퇴직연금에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만 투자가 가능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인버스나 레버리지 ETF 주문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OSEF 인도Nifty50(합성)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11일 기준 783억원으로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의 순자산총액 248억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TIGER 인도니프티50 ETF를 출시하면서 퇴직연금에서도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인도시장은 포스트차이나로 주목받으며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인도 경제성장률은 6.8%이며 주식시장 수익률은 5.3%를 기록했다. 올해와 내년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8%인데 인도는 5.9%로 중국(5.2%)보다 높다. 내년 전망치 역시 인도는 6.3%로 중국(4.5%)보다 높다.

UN 공식발표에 따르면 인도는 2023년 중국을 제치고 1위의 인구대국으로 등극하였다. 특히 30~40대 중심의 생산 가능한 젊은 인구가 증가한 것은 매우 중요한 점이다. 또한 2005년 이후 주요기업들의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10.8% 수준으로, 이는 미국(4.3%), 중국(7.1%), 한국(5.6%)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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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장기투자는 우상향···국내 ETF는 高수수료가 발목

인도 NIFTY 50지수의 장기투자 수익률은 매우 고무적이다. 1999년 1월 1일 898.80이었던 인도 NIFTY 50지수는 전날 종가 기준 1만7812.40까지 상승했다. 무려 19.81배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인도 ETF 역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KOSEF 인도Nifty50(합성)의 주가는 1만8600원이다. 기초가격이 1만원으로 상장했기에 상장 이후 수익률이 약 86%인 셈이다. 레버러지 ETF인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의 수익률은 146%에 달한다.

하지만 두 ETF 모두 높은 수수료가 수익성을 일부 갉아먹었다.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이 상장한 2016년 5월 13일부터 전날인 2023년 4월 12일까지 인도 NIFTY 50지수는 7814.90에서 1만7812.40로 2.28배가 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KOSEF 인도Nifty50(합성)은 1만280원에서 1만8600원으로 1.8배 상승에 그쳤다. 0.48배가 없어진 셈이다.

이는 KOSEF 인도Nifty50(합성)의 총보수가 지난 2월 인하 전까지 0.49%에 달했기 때문이다. ETF 장기투자에서 수수료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증거다.

KOSEF 인도Nifty50(합성)처럼 합성 ETF는 실물자산을 편입하는 일반 ETF와 달리 증권사와 스왑계약을 통해 지수를 복제·추종한다. 증권사가 해당 ETF 기초지수를 구성하는 자산을 대신 운용하고, 그에 따른 수익을 운용사에 제공하는 구조다. 하지만 해외지수 추종 ETF의 경우 합성방식이라면 해외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에 모두 수수료를 지불하는 이중마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이번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하는 TIGER 인도니프티50 ETF의 경우 첫 실물복제형 상품으로 인도 주식에 직접 투자해 운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TIGER 인도니프티50 ETF의 수수료율(총보수)은 0.19%로 KOSEF 인도Nifty50(합성)보다 0.1%나 낮게 책정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인도Nifty50(합성)로서는 비교우위의 대체가능 ETF가 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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