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EV,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아이오닉5보다 1000만원 가까이 저렴할듯
EV9, 세액공제 영향 적어···8만달러 이상 전기차에 세액공제 적용 안 돼
최근 테슬라 가격 인하는 변수···올해 1분기 판매량 전년 대비 36% 증가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각각 ‘코나 일렉트릭(EV)’과 ‘EV9’을 북미 시장에 출시하며 전기차 판매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세액공제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코나EV는 가격 경쟁력을, EV9은 플래그십 모델 특성을 각각 앞세워 북미 시장을 공략하려 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현지시간) 2023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현대차 코나EV와 기아 EV9가 IRA 규제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받는다. EV9은 올해 4분기 출시가 예정돼 있다. 코나EV는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EV9과 마찬가지로 4분기 출시가 예상된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최종 조립되고, 배터리의 중국 광물 의존도가 50% 미만인 차량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규제다. 일종의 전기차 구매보조금에 해당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세단형 전기차는 5만5000달러(약 7300만원) 미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형 전기차는 8만달러(약 1억600만원) 미만이어야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코나EV는 5만5000달러 미만에 판매가 예상되지만, 북미 최종 조립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배터리 역시 중국 CATL사 제품을 탑재했다. IRA 규제에 따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아이오닉5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아직 북미 판매가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기아 니로EV와 유사한 가격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니로EV는 EV6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1~2월 미국에서 니로EV는 2072대가 판매됐다. 같은 기간 EV6 판매량 2404대와 큰 차이가 없다. 니로EV의 미국 내 가격은 3만9550달러(약 5200만원)로 EV6 가격 4만8700달러(약 6400만원)보다 9150달러(약 1200만원) 저렴하다.
기아는 플래그십 전기차 EV9으로 전기차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형 전기차의 경우 대부분 8만달러를 넘어 세액공제 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 EV9은 미국에서 수요가 높은 ‘텔루라이드’와 비슷한 차체를 보유했다.
경쟁 모델이 많지 않다는 점은 EV9의 흥행요인을 더한다. 최근 완성차 업체에서 대형 전기 SUV 출시가 늘어나고 있지만, 기존 SUV의 형태를 유지한 전기차는 많지 않다. 대부분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유선형 디자인을 적용했다.
다만 최근 테슬라를 중심으로 미국 내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올해만 세 번 가격을 낮췄다. 지난 7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모델S와 모델X의 가격을 각각 5000달러(약 660만원)씩 인하했다. 현재 모델S의 가격은 8만4990달러(약 1억1200만원), 모델X의 가격은 9만4990달러(약 1억2500만원)이다.
모델3와 모델Y의 가격도 낮아졌다. 모델3와 모델Y 가격은 기존보다 각각 1000달러(약 130만원), 2000달러(약 260만원)씩 인하됐다. 현재 모델3 가격은 4만1990달러(약 5500만원), 모델Y의 가격은 4만9990달러(약 6600만원)부터 시작한다.
테슬라는 올해 지속된 가격 인하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타임지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한편,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공장에선 2025년부터 전기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이전까진 IRA 규제로 인해 전기차 판매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공장 건립 외엔 중국 광물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제네시스 GV70 EV의 경우 미국 앨래바마 공장에서 생산돼 현지 조립 요건을 충족하지만, 중국 광물 의존도가 규제 수준 이상이라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