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매출 일변도 탈피하고 中 시장 공략 확대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이사가 10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호길 기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반도체 부품 기업 마이크로투나노가 낸드플래시용 제품에 편중된 사업을 다각화하며 D램용 전기적 선별(EDS) 부품과 이미지센서(CIS)용 프로브카드 공급 확대에 나선다. 국내외 반도체 업체에 D램과 CIS용 부품을 납품할 계획으로 연내 매출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매출도 지난해 10억원에서 3년 뒤에는 약 250억원까지 높이겠단 계획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10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상장 후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미세전자제어기술(멤스·MEMS)을 기반으로 웨이퍼 성능을 테스트하는 장치에 필수적인 부품인 프로브카드를 양산하는 기업으로 지난 2000년에 설립됐다. 주요 거래선은 SK하이닉스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14억원과 62억원이다.

마이크로투나노 실적 추이. /자료=마이크로투나노,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멤스 제품, 개발에서 양산까지 가능”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패키징 전 웨이퍼와 테스터 사이의 전기 연결 핵심 부품으로 개당 1억5000만~3억원인 최고가 소모품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지난 2007년부터 SK하이닉스에 낸드용 프로브카드를 공급했다. 점유율은 약 40%로 1위다.

마이크로투나노가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는 멤스 기술이다. 이는 반도체 유사 공정을 이용해 미세 3차원 구조물과 각종 센서를 만드는 기술이다. 반도체 미세 공정으로 피치(Pitch·핀과 핀 사이 간격)가 좁아지면서 멤스는 프로브카드 구현을 위한 필수 요소로 부상했다.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이사는 “경쟁사들도 멤스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건 맞다”면서도 “국내에서 멤스 제품을 개발 단계에서 양산까지 소화할 수 있는 회사는 마이크로투나노가 유일하다. 축적된 기술과 실제 생산이 가능한 인프라와 숙련된 전문 인력이 고루 갖춰져야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특정 거래선과 제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마이크로투나노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95.6%가 SK하이닉스에서 발생했고, 93.7%는 낸드용 프로브카드에서 나왔다. 회사는 D램 EDS용과 이미지센서용 프로브카드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황 대표는 “국내 고객사에서 D램 EDS 분야의 테스트를 위한 프로브카드 국산화 의지가 강하다. 현재 국산화 과정이 진행 중으로 제품 퀄리티 테스트를 받는 단계”라며 “EDS 제품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술인 미세 피치 대응 프로브 및 본딩 기술과 다층 박막 기술 등 4개를 확보했다. 연내 국산화를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투나노 중국향 매출 계획. /자료=마이크로투나노

◇올해 中 매출, 전년 대비 5배 이상 확대 목표

D램용 프로브카드는 핀 수가 10만개 이상으로 낸드(3만~4만개) 대비 2배 많고 테스트 속도도 빨라 기술적 난도가 높다. 이 때문에 낸드용 프로브카드는 국산 보급률이 100%인 반면 D램 EDS용 프로브카드는 15% 수준이다. 반면 단가도 낸드용 프로브카드보다 약 2배 높은 고부가가치 부품이란 점에서 공급망 진입에 성공할 경우 회사 수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CIS용 프로브카드의 경우 해외 업체에 공급을 추진 중이다. 2분기부터 납품이 시작돼 하반기에는 초도 매출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투나노는 IPO를 통해 확보하는 공모 자금의 상당 부분을 D램과 CIS용 제품 생산력 확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 합작사인 밍젠과 협업해 현지 시장 공략도강화한다. 현지 업체에 프로브카드 공급을 확대해 중국 매출을 지난해 10억원에서 올해 55억원, 내후년 138억원, 2025년 249억원으로 늘리겠단 목표다.

황 대표는 “올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낸드 분야는 매출이 85억~90억원 정도 줄어들 것 같다. 그러나 중국 시장 프로브카드 교체 수요로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예상한다”며 “중국 내 프로브카드 교체 수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한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10~11일 수요 예측, 17~18일 청약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이달 중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1만3500~1만55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35억~15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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