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공감대 형성···전문가, FAST 등 통한 진출 제언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현지 사업자와의 협력과 ‘광고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 등이 제시됐다. 국내 OTT업계는 적자 속에 글로벌 진출로 활로를 모색중이다. 토종 OTT들은 글로벌 진출에 자금지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확대도 촉구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1인미디어콤플렉스에서 ‘OTT 등 디지털미디어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2023년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산업계와 학계는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란 데 공감했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한국이 미국에 열위에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구독형주문형비디오(SVOD) 시장은 한국의 13.4배에 이른다”며 “콘텐츠 규모의 경제 실현이 중요하다. 해외에 진출해서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지 사업자와 공동 제작하거나 한류 콘텐츠와 결합상품을 만드는 등이 주된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의 스마트TV에서 제공하는 FAST 채널에서 국내 OTT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 교수는 “높은 콘텐츠 투자비용을 감당하면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 도입은 현재 SVOD 시장이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기로는 SVOD 시장에서 광고형 요금제 도입, 글로벌 진출 및 커머스와의 연계 등은 경쟁력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선 FAST와 같은 새로운 수익모델과 기존 수익모델과의 경쟁 및 공존, 스마트TV를 둘러싼 미디어사업자간 경쟁과 전략적 제휴가 중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OTT 사업자들은 치솟는 콘텐츠 제작비를 감당하려면 금융지원 등 정부의 지원책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의 지원책 대부분이 OTT 플랫폼보단 콘텐츠 제작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환 콘텐츠웨이브 정책협력 리더는 “현재 미디어 시장은 투자를 받기 힘든 상황이다. 웨이브는 올해 해외 제휴로 투자 방향을 전환했다. 콘텐츠를 일본 NTT도코모를 통해 투자를 받아 IP를 확보함과 동시에, 콘텐츠를 해외에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사업자에 쉽게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에서 일정부분 지원해 사업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했다.
고창남 티빙 대외협력국장은 “지난해 1200억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 제작사와의 상생보다는 우리의 생존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상생도 결국 예산이 중요한데,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까지 300억원 규모의 ’글로벌 디지털 미디어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IBK기업은행의 디지털미디어 융합 콘텐츠 스타트업 투자를 비롯한 민간 투자와도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디지털 미디어·콘텐츠는 미래 성장엔진이다. 해외진출과 투자확대 방안을 철저히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OTT 등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제도개선을 협의하겠다. 향후 경쟁력의 핵심요소가 될 AI와 디지털전환을 미디어 분야에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