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기존 투자자로부터 1000억원 이상 투자받을 것으로 예상
창원시에도 물류센터 추가···외형 확장해 기업가치 늘릴 듯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한 컬 리가 1000억원 이상의 자금 조달에 나섰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매출 상승을 이끈 컬리가 투자까지 받게 된 것이다. 컬리는 올해 실탄 확보를 통해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컬리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등 기존 투자자로부터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컬리가 동남권물류센터를 오픈했다. / 사진=컬리
컬리가 동남권물류센터를 오픈했다. / 사진=컬리

이번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컬리의 기업가치는 2조원에서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올라가게 될 전망이다. 앵커PE는 앞서 2021년 11월 컬리 기업가치 4조원 수준에서 25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컬리 최대주주는 투자사들이다. 현재 미국 벤처캐피털(VC)인 세콰이어캐피털이 가장 많은 지분 11.82%를 보유하고 있다. 또 힐하우스캐피털(10.91%), DST글로벌(9.33%), 앵커PE(7.56%) 등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김슬아 컬리 대표 지분은 지난해 기준 6.25%로 1년 전(5.75%) 대비 소폭 늘었다.

업계에서는 컬리가 IPO 계획을 철회해 재무건전성 악화를 우려했지만, 업계 예상과는 달리 컬리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 2조372억원, 영업손실 2335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30.5%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158억원 늘어난 규모다.

거래액과 누적 회원수도 늘었다. 지난해 컬리의 거래액은 약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가량 늘었다. 컬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1956억원으로 전년(1483억원) 대비 473억원이 늘었다.

김종훈 컬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도 달성할 수 있었다”면서 “올해는 더욱 안정된 물류 시스템과 컬리 특유의 독보적 상품 관리, 데이터 및 테크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컬리는 올해도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매출 증대를 위해 물류 인프라 및 테크 인력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컬리는 경남 창원시에 ‘컬리 동남권 물류센터’를 오픈했고, 오는 5월 평택 물류센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컬리는 ▲김포(약 8만4000㎡) ▲송파(약 6만㎡) ▲창원(4만7000㎡) ▲평택(15만4000㎡) 등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게 된다.

특히 이번에 컬리가 오픈한 창원시 동남권물류센터는 컬리의 수도권 외 첫 번째 물류센터다. 총 8개층 규모로 상온, 냉장, 냉동 기능을 두루 갖췄다. 이로써 대구시와 울산시 전역은 물론, 부산 및 기타 경상권 주요 도시의 고객 대다수도 수도권과 동일한 샛별배송 서비스를 누리게 됐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동남권센터 오픈으로 지역 고객 여러분과 더 가까이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더 많은 고객이 질 좋은 상품을 빠르고 편리하게 받아 볼 수 있도록 컬세권 확장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컬리가 올 초 IPO를 미루고 외형 확대에 집중하면서 다시 시장 상황을 고려해 IPO에 재도전 의지를 내비쳤다고 분석한다. 앞서 컬리는 지난해 8월22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심사 효력 유지 기간이 6개월이라는 점에서 상장 규정상 컬리는 지난 2월22일까지 증시 입성을 마쳐야 했으나 글로벌 경제 상황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

또 컬리는 올해도 해외 비즈니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컬리는 싱가포르, 홍콩 이커머스 플랫폼에 식품 및 소비재를 수출, 판매하기 시작했다.

컬리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상장을 재추진하는 시점이 오면 IPO 재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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