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카모빌리티,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7일 SPA 계약
베트남 해외법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 분리매각 가능성 대두
“롯데카드 매각 속도 내려면 희망 매도가 낮추는 것 관건”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롯데카드가 분리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롯데카드의 자회사 중 하나인 교통카드 업체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다. 업황 악화에 롯데카드의 통매각이 어려워지면서 로카모빌리티를 시작으로 롯데파이낸스베트남과 같은 해외법인도 분리매각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맥쿼리자산운용과 로카모빌리티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관련 세부 협상을 논의 중이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지분 59.83%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롯데카드는 오는 7일 이사회를 열고 로카모빌리티 매각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SPA에서 맥쿼리자산운용은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로카모빌리티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하반기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하면서 매각을 본격화했다. 당초 통매각으로 추진했으나 금융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롯데카드 매도 희망가 3조원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 유력 인수후보자들이 잇따라 발을 뺐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카드 업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롯데카드 매각은 최근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비싼 몸값과 업황 불황에 매각이 장기화되자 MBK파트너스는 매각 전략을 통매각에서 분리매각으로 선회했다. 지난해 말 로카모빌리티 매각을 위해 본입찰을 실시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로카모빌리티는 롯데카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2009년 국내 최초로 교통카드 사업을 시작한 이비카드를 이듬해 롯데그룹이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현재 경기, 인천, 강원, 경상, 전라 등 전국 인프라를 갖춘 통합 교통카드 브랜드 '캐시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에 이어 교통카드 시장 점유율 2위(37%) 업체다.
로카모빌리티를 시작으로 롯데카드의 분리매각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또 다른 자회사이자 롯데카드의 베트남 해외법인인 ‘롯데파이낸스베트남’도 분리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된다.
베트남 시장 내 금융업 확장을 노리는 기업 입장에서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매력도가 높다. 현재 베트남 금융시장은 금융사의 신규 인허가가 제한적인 상황으로 신규 진입 자체가 어렵다. 베트남 중앙은행은 베트남 현지에서 금융사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제한적으로 발급해주고 있다. 따라서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현지 기업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라이선스를 승계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카드 통매각은 몸값이 너무 높은 탓에 인수후보자들의 반응이 미온적이었다”며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통매각이 아닌 다른 방식을 찾아야 했고 자회사별로 분리매각을 하는 방식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카드 매각 작업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매각 희망가를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로카모빌리티에 이어 롯데파이낸스베트남도 분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이 아직 적자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인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지난해 말 10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31억원) 대비 적자 폭이 줄기는 했으나 연간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파이낸스베트남은 지난해 연간 101억원 순손실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며 “다만 4분기 당기로는 흑자 전환했으며 향후 검증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우량자산 위주로 자산을 확대해 나감에 따라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