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명퇴 제안···근속연수에 따른 위로금 지급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CJ ENM이 자회사 CJ라이브시티를 매각할 것이란 전망이다. CJ ENM은 최근 수익성 악화로 구조조정에 나서 명예퇴직 희망자를 받고 있다.
6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CJ ENM 지난해 영업이익은 2427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난데 이어 올해 1분기 역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tvN 광고 매출도 하락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올 1~2월 CJ ENM의 tvN 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후반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안다. 경기가 안 좋아질 것 같으니까 기업들이 홍보판촉비부터 줄이고 있다”며 “CJ ENM이 CJ라이브시티를 매각하려고 다운사이징 작업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에 K팝 전문 아레나(공연장), 업무 시설, 숙박 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 설립됐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아레나 시공을 맡은 한화건설과의 계약 조건 재협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중순부터 공사를 중지하고 재협상을 시작했다.
CJ ENM은 근속연수에 따라 위로금을 지급하는 전제로 일부 직원들로부터 퇴직 신청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구창근 신임 대표 취임 후 추진된 조직개편의 일환이다. 지난 2월 기존 9개 본부 체제를 통폐합해 영화드라마, 교양예능, 음악콘텐츠, 미디어플랫폼, 글로벌사업 등 5개 본부로 줄이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직원들은 이같은 조직개편이 사실상 ‘구조조정’이라며 불안해한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1년치 급여를 줄 테니 명퇴하라고 하고 있다”고 했다.
CJ ENM은 조직개편은 대외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부실사업 또는 한계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이라며, 공식적으로 명퇴나 희망퇴직을 받고 있지 않단 점을 강조한다. 본부 통폐합도 중복기능을 통합하고 핵심기능 중심으로 사업체계를 단순화해 생산성,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글로벌사업역량과 국내플랫폼사업 수익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조직개편이란 입장이다.
특히 기존 광고영업 조직을 미디어플랫폼 사업본부로 통합하고 국내외 유통조직을 콘텐츠유통사업부로 분리한 것은 사업구조 변화를 반영하고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란 설명이다.
CJ ENM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하면서 일부 인력에 대한 조정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향후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서 조직개편을 좀 세게 했다”며 “부실사업이나 한계사업을 비롯해 향후 성장이 제한적인 사업에 대한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퇴사를 포함해 내부 전환배치 등 다양한 각도에서 논의 중인 상황”이라며 “그러나 공식적으로 명퇴를 받거나 희망퇴직을 받고 있지는 않다.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위로금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퇴사를 권고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의 이같은 결정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CJ ENM의 지난해 매출은 4조7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7% 감소한 1374억원을 기록했다. 순손실은 165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CJ ENM 관계자는 “퇴직자 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라이브시티는 시공사와 계약 조건 등 재협의 중이며 라이브시티의 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