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지난달 기아 쏘렌토 이어 SUV 내수판매 2위 기록
트랙스도 사전계약 1만대 돌파하며 흥행 예고
현대차그룹, 주력 시장 경쟁 모델 늘어나면서 점유율 뺏길까 우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KG모빌리티(옛 쌍용자동차)의 ‘토레스’에 이어 한국GM ‘트랙스 크로스오버’까지 흥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자동차 시장은 일명 ‘르쌍쉐’로 불리는 중견 3사 부진으로 인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실상 독식했으나, 최근 토레스와 트랙스가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토레스는 지난달 6595대를 판매하며 KG모빌리티 역대 월별 판매 1위를 달성했다. 토레스는 지난 1월 5444대로 KG모빌리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으며, 불과 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토레스. / 사진=KG모빌리티
토레스. / 사진=KG모빌리티

토레스 흥행은 이미 사전 계약때부터 흥행 조짐이 보였다. 토레스는 사전계약 첫날 1만2000여대를 기록하며 KG모빌리티 역대 차량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인기 모델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다. 지난 2019년 출시한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의 경우 1만7294대를 기록하며 당시 기준 최고 기록을 썼고, 이어 지난 2021년 나온 캐스퍼가 1만8940대를 달성해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토레스 인기는 반짝 돌풍에 멈추지 않고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토레스는 출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누적 판매 4만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최근 한국GM도 분위기가 비슷하다. 트랙스는 사전계약 4일만에 1만대를 돌파하며 토레스 신화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랙스 기록은 쉐보레 브랜드 중 사상 최고치다. 말리부와 임팔라의 경우 1만대 달성에 각각 8일, 한 달이 걸렸으며 더 넥스트 스파크는 한달 동안 약 6000대를 계약한 바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 사진=한국GM
트랙스 크로스오버. / 사진=한국GM

한국GM 영업점 관계자는 “트랙스 디자인 공개 때부터 문의가 쏟아졌다. 이 일을 하고 이렇게 많은 전화를 받아본 적은 처음이다”라며 “전시장에도 수많은 고객들이 연일 방문하고 있으며 실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레스와 트랙스의 경우 최근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상황 속에 준중형~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임에도 2000만원대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나와,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도 디자인과 상품성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차량 흥행으로 현대차그룹에선 긴장하는 모양새다.

토레스는 준중형~중형급을, 트랙스는 소형~준중형급 SUV에 대응하는 차량으로, 두 차급 모두 현대차그룹의 주력 시장이자, 내수에서 가장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준중형 및 중형 SUV 판매량은 47만8703대로 전체 승용차 시장(142만대)의 33.7%를 차지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내수 시장에서 국내 SUV 시장을 사실상 독식하다시피 했으나, 최근 두 차량 선전으로 내수 판매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실제로 지난달 토레스와 현대차그룹 경쟁모델 판매량을 살펴보면 토레스가 6595대를 판매했으며, 현대차 투싼은 4236대, 싼타페 2977대, 기아 스포티지는 6018대를 기록했다. 전체 SUV 시장으로 보더라도 토레스보다 많이 팔린 모델은 기아 쏘렌토(6890대) 뿐이다.

KG모빌리티는 올해 토레스 전기차 모델인 ‘토레스 EVX’를 출시하며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토레스 EVX는 토레스 기반 전기차로 가격은 4850만~5200만원대로 지자체 보조금까지 받을 경우 3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국내 기준 420㎞(회사 자체 측정결과)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토레스 EVX를 기반으로 한 전기 픽업트럭과 대형 전기 SUV, 코란도 전기차 모델도 추후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동안 부진했던 자율주행 기술과 무선통신(OTA)업데이트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부분을 개선해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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