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지원·경영관리 한 전직 임원 소환···공정거래조사부, KT-현대차 유착 의혹도 수사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구현모 전 KT 대표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직 KT 임원을 소환했다. 경영 전반에 관여했던 임원을 통해 KT에 제기된 의혹의 실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한 검찰이 어디까지 수사를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지난 5일 KT에스테이트 전 사장 이아무개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KT의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돼 있다. 구현모 전 KT 대표는 계열사인 KT 텔레캅의 일감을 KDFS에 몰아줬다는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KDFS는 빌딩 등 시설물을 관리하는 시설 관리 업체로, KT 자회사인 한국통신산업개발로 시작해 26년간 KT그룹의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이씨는 KT 경영지원부문장(전무)과 경영관리부문장(부사장)을 지낸 후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KT에스테이트 사장을 지냈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KT 내부 의사결정 과정 등 일감몰아주기 의혹 전반과 구 전 대표의 지시 내용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검 공조부는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함께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유착 의혹도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혹은 구 전 대표가 자신의 쌍둥이 형의 회사를 비싼 값에 인수해 준 현대차에 보은하기 위해 자회사를 동원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동서의 회사를 사줬다는 게 골자다.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정 회장과 동서지간인 박아무개씨가 설립한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19년 9월 구 전 대표의 쌍둥이 형인 구준모 대표가 2010년 6월 설립한 회사 ‘에어플러그’의 지분 16.84%를 36억원에 샀다. 또 2021년 7월 나머지 지분 82.48%를 245억원에 인수하고 에어플러그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검찰은 두 기업의 상호 투자 배경과 위법성을 의심한다. 지난달 말에는 KT 법무실 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앞서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은 지난달 7일 구 전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들은 ▲KDFS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구현모 대표의 쌍둥이 형 구준모씨에 대한 불법 지원 ▲KT 소유 호텔과 관련한 정치권 결탁 ▲KT 사외이사에 대한 향응과 접대 등 4개 의혹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KT는 관련 고발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일감 배분은 정당한 평가에 따라 이뤄지고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인수는 클라우드 사업 기술 역량 강화라는 목적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회사의 이익을 사외로 유출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향응 접대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