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자산시장 침체 여파···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조 감소
국세 체납액도 100억 넘어서···3월에도 세수부족 흐름 이어질 듯
정부 “1분기까지 세수 흐름 부진···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이 중요”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올해 1∼2월 국세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6조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이 침체하고 각종 감세 정책으로 세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세수여건은 다음 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정부는 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2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걷어야 할 국세수입(400조5000억원) 대비 세수진도율은 13.5%로, 2006년(13.5%) 이후 최저치다. 세수진도율은 정부의 세수 목표치인 세입예산 대비 실제 세수를 비교한 지표다.
세수 감소의 주된 이유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의 침체다. 지난해 12월 주택 매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6.8% 감소하면서 양도소득세가 4조1000억원 줄어들었다. 증권거래세는 1년 전보다 8000억원 감소한 8000억원 징수되며 ‘반토막’이 났다. 주식 거래에 붙는 농어촌특별세까지 고려하면 총 1조원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부가가치세도 5조9000억원이 감소한 13조9000억원이 걷혔다. 지난해 4분기부터 경기가 급속도로 둔화하면서 소비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인세는 7000억원 줄어든 3조4000억원이 징수됐다. 유류세 인하 정책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수는 5000억원 줄어든 1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속·증여세는 3000억원 줄어든 1조 6000억원이 걷혔다.
세수는 줄었는데 국세 체납액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국세청이 공개한 2023년 1분기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국세 누계 체납액은 10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99조9천억원에서 2조6천억원 늘어 100조원을 돌파했다.
3월 이후 세수마저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3월 세수에 영향을 미칠 1월 주택매매량 역시 40%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기업 4분기 영업이익도 70%가량 급감하면서 법인세 감소 역시 우려된다. 이 경우 정부는 2019년 이후 4년만의 세수결손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는 현재 세수부족이 예상했던 수준으로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정 지원으로 지난해 세수가 많았던 점, 작년 4분기 이후 경기가 급속히 둔화한 점, 자산 시장 침체 등이 맞물려 올해 1분기까지는 세수 흐름이 상당히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세수는 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이 좌우할 것이고, 하반기 경제가 회복된다면 1~2월 세수 부족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