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 우려 잦아든 점도 상승 원인으로 꼽혀

뉴욕증권거래소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뉴욕 증시는 상승세가 이어졌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3년 만에 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5.12포인트(1.26%) 오른 3만3274.1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8.48포인트(1.44%) 뛴 4109.31에, 나스닥 지수는 208.44포인트(1.74%) 오른 12,221.91에 장을 마쳤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5.0%,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오름폭은 1월(5.3%)보다 둔화해 거의 1년 반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 폭도 1월(0.6%)의 절반에 그쳤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치(0.4%)도 하회했다.

이에 시장에선 미국 물가수준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PCE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참고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 연준은 긴축정책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 이에 뉴욕 증시는 PCE 발표와 함께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채권시장도 소폭 강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044%까지 내렸다. 전일 대비 5bp(1bp=0.01%P) 이상 하락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75%까지 떨어졌다. 

이날 마감으로 1분기 상승률은 다우 지수가 0.4%, S&P 500 지수가 7.0%를 각각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가 16.8%로 크게 뛰었다. 나스닥의 1분기 상승 폭은 코로나19 사태 후 급반등하던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컸다. 3월 한달 기록을 봐도 다우 지수 1.9%, S&P 500 지수 3.5%, 나스닥 지수 6.7%로 전체 상승세 속에 나스닥이 더 많이 올랐다. 

올해 1분기 증시가 오름세를 기록한 이유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미국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가 진정된 효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일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을 선언하자 중소 지역은행들도 연이어 도산할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한동안 뒤덮었다. 하지만 미 당국은 SVB 등의 예금보험 한도를 넘는 예금도 전액 보호하기로 하고 다른 은행에 대규모 유동성을 투입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이에 투자자들의 심리도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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