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및 전매제한 완화, 실거주의무 폐지 가능성이 입주권 몸값 상승 부추겨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사업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사업장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이달 중순 무순위청약까지 모두 계약을 마치며 완판에 성공한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이 여전히 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다. 한동안 청약 결과로 떠들썩했는데 일반분양 물량이 시장 예상보다 잘 소화되면서 이제는 조합원의 입주권 웃돈이 오르는 등 상승 여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준공 후 새 아파트인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 59㎡을 소유할 수 있는 권한인 조합원 입주권 시세는 현재 최소 15억원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 또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는 최소 18억원부터 시작한다. 각각의 일반분양 가격이 9억원 중반, 12억원 중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입주권 물량의 웃돈은 분양가 대비 최소 5억원 이상 붙은 수준이다.

현장 일선 공인중개업소에서는 호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게 일반분양 물량이 소진된 이달 중순 전후라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 물량은 조합원분으로 먼저 로얄동 로얄층 위주로 빼놓은 뒤 남은 가구를 일반분양으로 공급한다. 때문에 조합원 물량은 일반분양 물량 대비 로얄동, 로얄층 등 상품성이 더욱 우수한 가구가 대다수다. 일반분양 물량이 세간의 일부 우려와 달리 성공적으로 판매되자 이보다 더 가치가 높은 조합원 물량에도 웃돈이 더 높게 붙은 것이다.

물론 이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상품성 등 100% 자력만으로만 해냈다고 볼 수 없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정부의 둔촌주공 살리기 프로젝트가 결과적으로 입주권 거래에 붙는 웃돈 상승을 부추긴 꼴이 돼서다. 이 단지는 분양을 앞두고 규제지역 해제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나오면서 8년이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대폭 감소하는 게 예고됐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를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달 4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중도금 대출 규제도 해제됐다. 또한 이달부터 다주택자 대출이 풀리고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2억원 한도도 폐지되면서 인기 단지 조합원들은 많게는 수억원씩 호가를 올리는 모양새다. 이밖에 무순위 청약요건 폐지를 처음으로 시행한 단지로, 거주지역 주택보유수 등에 상관없이 줍줍이 가능하도록 문턱을 낮춰줬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 매물을 매수하는 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올해 하반기 수분양자들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는데 이때 투자 목적으로 청약한 수요층의 매물이 쏟아지면 가격이 떨어질 여지가 있어서다. 전매제한 기간은 당첨자 발표 이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입주 예정일인 2025년 1월 전에 분양권이 매물로 나오게 된다. 또한 국회에 계류 중인 실거주 의무 폐지까지 확정될 경우 매물은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반분양 물량만 해도 4000가구 이상으로 많기 때문에 오는 12월 분양권이 쏟아지면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올림픽파크 뿐 만 아니라 청약 흥행에 성공한 단지 입주권 몸값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제12구역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이달 초 침체된 주택시장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평균경쟁률 12.1대 1을 기록했다. 시기적 한계를 극복하고 분양에 성공했다는 호평이 이어지자 조합원 매물인 입주권도 덩달아 몸값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전용 59㎡ 신청분 기준 호가는 9억원대로, 추가분담금 3억원을 더하면 12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동일타입 일반분양가가 7억9160만~8억6900만원이었던 점에 미루어보면 분양가 대비 웃돈이 3억5000만원 내외로 붙은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