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감사의견 거절로 상폐위기→최대주주 임종윤 변경 후 거래재개
임종윤, 한미약품 창업주 장남···DXVX 활용한 상속세 및 승계 해결 기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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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의 주권 거래가 재개됐다. 지난 2019년 감사의견 거절로 주권 매매가 정지된 지 4년 만이다.

DXVX 거래재개의 최대 수혜자는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이다. 그는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으로 DXVX 거래정지 기간이었던 지난 2021년 8월 DXVX 최대주주에 올랐다.

한미약품그룹은 지난 2020년 8월 임성기 창업주의 별세 이후 삼남매의 승계 구도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고 상속세 납부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향후 DXVX가 임종윤 사장의 한미약품그룹 승계 및 지배력 확대에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오너·사명 바꾼 DXVX···4년만에 거래재개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XVX는 거래재개 첫날 시초가 대비 1690원(-20.86%) 하락한 6410원에 장을 마쳤다.

DXVX 거래재개는 전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DXVX의 상장유지를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DXVX는 외부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받고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DXVX는 마크로젠이 지난 2001년 설립한 DNA칩 기반의 분자진단업체 엠지메드가 전신이다. 지난 2015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2017년말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이사장 겸 청년의사 발행인이 조합원으로 있는 명지글로벌바이오조합에 인수됐고 사명도 캔서롭으로 바뀌었다. 최대주주 변경 시점과 맞물려 영국 바이오벤처 ‘옥스포드백메딕스’를 인수하면서 항암제 개발로 사업을 확대했고 2018년에는 이후 조합이 청산되면서 이 이사장이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2019년 3월 외부 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2018사업연도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아 주권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감사인은 해외소재기업 회계처리 관련 수익인식 적절성, 금융부채분류 등에서 충분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후 상장폐지까지 몰렸다가 이의제기 후 개선기간 1년을 두 번이나 부여받는 등 위태로운 기간을 겪었다.

상장폐지 직전까지 몰렸던 캔서롭은 2021년 8월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장을 상대로 제3자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임 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200억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27만7778주(발행주식총수의 0.41%)를 현물출자하고 캔서롭 지분 19.67%를 가진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사명도 DXVX로 변경했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도 모두 교체했다. 지난해에는 한국바이오팜을 인수하며 외형확장에도 나섰다.

DXVX는 지난해 영업이익 25억원을 내며 2016년 이후 7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322억원으로 전년대비 331% 늘었다. 지난해 12월 개선기간이 종료되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심의 속개를 결정했다. 당시 적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 거래재개를 해주겠다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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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윤의 한미약품그룹 승계 기반될까

DXVX 거래재개는 한미약품그룹 지배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이다. 창업주인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지난 2020년 8월 별세한 이후 한미약품 오너일가는 지분 상속에 따른 상속세 납부 및 후계구도 정리를 미처 완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임성기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7%(2308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인인 송영숙씨는 1.26%, 임종윤·주현·종훈 3남매의 지분은 현재 각각 3.65%, 3.55%, 3.14%였다.

임 회장 별세 직후 부인인 송영숙씨가 일단 회장에 올랐고 다음해인 2021년 3월 송 회장이 약 699만주, 임종윤 사장과 두 동생이 약 355만주씩을 나눠받는 형태로 상속이 진행됐다. 공익법인인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에도 각각 330만주와 202만주가 증여됐다.

미망인인 송 회장과 삼남매가 부담할 상속세 규모는 송 회장이 1961억원, 삼남매가 각각 995억원 가량으로 총 5000억원에 육박했다. 오너일가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5년간 분할납부하기로 했다.

오너일가는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상속세를 일단 납부하고 있다. 이들이 담보로 잡힌 주식수만 3686만7537주로 전체 지분의 52.70%에 달한다.

오너일가는 이런 방식으로도 상속세 납부 부담을 쉽사리 해결하지 못하자 지난해부터 잇따라 에쿼티스퍼스트홀딩스코리아와 환매조건부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5년 후 주식을 되사온다는 조건으로 각자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각하면서 현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오너일가는 지분율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오너일가 가족회사인 한미헬스케어와 한미사이언스의 합병도 진행했다. 이후 올해 초에는 1주당 0.02주씩 무상증자도 실시했다. 현재 지분율은 송영숙 회장이 12.56%, 임종윤 사장이 12.16%, 임주현 사장이 6.8%, 임종훈 사장이 7.91%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임종윤 사장이 향후 DXVX의 기업가치를 키운다면 상속세 재원 및 한미사이언스 지배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DXVX의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1839억원이고 임종윤 사장의 지분가치는 359억원에 달한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제공=한미약품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제공=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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