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DI동일 등 자회사 2차전지 관련 사업 부각 돼 주가 상승한 사례 다수
산업 성장세에 수혜주 찾기 지속 전망···단기 상승 부담 살펴야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2차전지가 국내 증시에서 대세 테마로 떠오른 가운데 2차전지 관련 자회사를 보유한 상장사들이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다. 2차전지 산업 성장에 따른 자회사의 가치 상승 기대에 모회사의 주가가 반응한 것이다. 주도주에 집중된 열기가 앞으로도 옮아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 한편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자회사의 IPO(기업공개) 이슈 등과 같은 리스크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S그룹 지주사인 LS는 전날 대비 7.03% 상승한 8만7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장중에는 9.81%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201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가다. LS는 전날 4.87% 오른 것을 포함해 이달에만 22.4% 상승했다. LG, SK, GS 등 시가총액 상위 지주사들이 이달 초 대비 주가 등락폭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주가 흐름이다.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프=정승아 디자이너.

LS가 이 같은 상승세를 보인 배경에는 2차전지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LS그룹은 최근 토리컴 사업장에 연간 생산능력 5000톤 규모의 2차전지용 황산니켈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고 밝혔다. 토리컴은 LS의 비철금속 계열사인 LS MnM의 출자사다. LS MnM이 생산한 조황산니켈(니켈 함량 18% 이상)을 토리컴이 황산니켈로 가공·생산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LS 계열사의 2차전지 사업 강화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 셈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다른 상장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산업용 설비, 화공설비, 발전플랜트 설비를 설계·제작하는 강원에너지는 이달 들어서만 3.5배 급등했는데, 자회사인 강원이솔루션의 양극재 전공정 엔지니어링 수주 확대와 배터리 소재인 무수수산화리튬의 양산 등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강원에너지는 최근 단기 주가 급등에 따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섬유소재 기업과 알루미늄 기업 등을 거느린 DI동일의 경우 자회사 동일알루미늄의 2차전지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동일알루미늄은 국내 배터리 3사(삼성, SK, LG)에 2차전지 알루미늄박을 모두 공급하고 있는데 최근 수요 확대에 따른 증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증설에 따른 실적 증가 기대감에 DI동일 주가는 이달 들어 26.8%, 올 들어 69% 상승했다.

이밖에 유류 도소매업과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이아이디는 주요 종속회사인 이큐셀과 케이아이티가 2차전지 설비공정 제조 및 자동화설비 설계 사업을 한다는 점이 부각되며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자재 기업인 동화기업은 2차전지 소재 자회사인 동화일렉트로라이트가 주목받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 15일 동화기업의 전해액 부문 수익성 추가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11만500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동화기업의 주가는 5만3500원 수준이다.

이 같은 2차전지 수혜주 찾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세가 여전한 까닭이다. 실제 2차전지 수요 확대를 예측하는 보고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KB증권은 지난해 575기가와트시(GWh)였던 2차전지 수요가 2030년까지 5149GWh로 늘어 2차전지 출하량이 연평균 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최근 가파른 상승에 따른 부담감, 자회사의 IPO 가능성 등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2차전지 테마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피로감이 누적됐고 차익실현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자회사의 2차전지 사업 수혜를 입는 종목의 경우 다른 자회사의 실적도 함께 살펴야 하고 2차전지 사업 확장을 위한 자회사 IPO 가능성, 다른 2차전지 기업에 매각 가능성 등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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