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이어 무순위청약으로 분양물량 전량 소진···청약 기준 완화 영향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한강 이북에서 처음으로 3.3㎡ 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기며 고가라는 평가를 받던 마포구 마포더클래시가 이른바 줍줍을 통해 완판에 성공했다.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 포레온에 이어 마포더클래시까지 분양물량을 모두 소진하자 업계에서는 서울 주택시장에 다시 훈풍이 도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포더클래시는 마지막 남은 3가구에 대해 최근 3차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결과 지난 22일 모두 계약을 마무리하며 분양을 마무리 지었다. 일반분양을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이 단지는 최초 일반분양을 시작한 지난해 12월 1순위 청약에서 53가구 모집에 792명이 운집하며 평균경쟁률 14.9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59㎡B에 2가구 모집에는 308명이 청약통장을 던지며 154대 1의 최고경쟁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양호한 청약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물량이 미계약되며 주인을 찾는데 실패했다. 분양이 이뤄지던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주택시장 침체가 극심할 때였기 때문에 계약을 포기한 이들이 많았던 영향이다. 게다가 해당 사업장은 후분양 단지라 3월 이내에 잔금까지 모두 납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유로 계약을 포기한 이들도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마포더클래시는 총 세 번의 무순위 청약을 통해 주인찾기에 나선 결과 지난 22일 공급물량을 전량 소진하는 데 성공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21일에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도 일반분양 공급물량 4786가구를 전량 판매하는데 성공했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일반분양 1순위 청약 진행 결과 정당계약 및 예비당첨자 계약에서 81%의 비교적 높은 계약율을 보였지만 일반분양 물량이 많았던 만큼 900세대 가까이 줍줍 물량이 풀린 것이다.
그럼에도 인기는 뜨거웠다. 이달 8일 전용면적 49㎡ 이하 타입으로 이뤄진 무순위 청약에서 899가구 모집에 총 4만1540건이 접수되며 평균 4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29㎡의 경우 65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밖에 여러 차례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구로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도 현금 3000만원 지원 등 파격적인 출혈 마케팅을 펼치긴 했으나 최근 완판됐다. 이 아파트는 일반분양 140가구 중 실제 계약이 11가구에 불과해 잔여물량이 129가구에 달했었다.
이쯤 되자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 분양시장이 서서히 활기를 찾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무순위 청약 요건이 폐지된 이후 거주지, 주택 수, 청약통장 유무와 무관하게 청약이 가능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1·3 부동산 대책으로 전매제한 기한이 축소되고 실거주 의무가 폐지된 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확대 등이 적용돼 당장의 금융비용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된 것도 분양물량 완판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시장이 냉각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계약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