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라이선스 통해 은행업 진출 의지 타진
당국, 시중은행 독과점 체제 해소 정책과 맞물려 추진
BIS 기준 자기자본·기본자본 비율 낮아···부동산 PF 연체율 급증 '우려'
최소 1조5000억원 이상 자금 조달 필요···영업 확대 위해 추가 투입도 불가피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MG새마을금고가 스몰라이선스(인가 세분화)를 통해 은행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타진했다. 금융당국의 은행 독과점 체제 해소 정책과 맞물려 추진하겠다는 전략인데 시장에서는 은행업 진출까기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건전성 확보를 위해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최근 외부 컨설팅 용역을 실시한 뒤 은행업 진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부터 수익 확대를 위해 1금융권 진출을 고민해왔던 만큼 현재 관련 안이 구체화되는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는 신용·경제 분리를 통해 현재 신용사업을 은행에 이관한 뒤 MG신용정보와 MG자산관리, MG데이터시스템 등 기존 자회사를 갖춘 금융지주사 전환까지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은행법에서 마련한 설립 인가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은 바젤Ⅲ를 적용받는 은행은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0.5%를 넘어야 한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을 백분율로 환산한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과 안정성이 확보돼 향후 위기상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위험가중자산은 금융사가 대출해 준 유가증권, 대출금 등 자산의 위험성에 따라 가중치를 둬 계산한 수치다. 중소기업대출과 고정이하여신(NPL) 등에 따라 위험자산을 가중해 산출한다.
지난 2021년 새마을금고중앙회 결산 공시에 나온 수치로 계산하면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단순기본자본비율은 10.29%다. 통상적으로 BIS 자기자본비율은 단순기본자본비율보다 최소 3~5%가량 하락한다. 이러한 격차를 감안하면 BIS 자기자본비율은 최소 7%대인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연체율은 높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2.1%로 시중은행 평균(0.2%)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신협(2.55%), 수협(2.44%)보다는 아직 낮지만 상호금융 가운데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서 대출잔액과 연체율이 급등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가 건설업과 부동산업 기업에 대출해준 잔액은 56조3000억원으로 2019년 말(27조2000억원) 대비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연체율도 2019년 말 2.49%에서 지난해 말 7.67%로 뛰었다. 올해 1월 말에는 9.23%까지 치솟았다.
현재 새마을금고중앙회 자체 신용사업자산은 50조635억원이다. 단순하게 자기자본비율 3%를 높이기 위해서는 1조5000억원의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신용사업의 이익잉여금(1조8536억원)의 81%에 달하는 액수다.
자본조달 성공 후에도 추가 자금 투입은 불가피하다. 영업 확대를 위해 대출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자금 확충이 필수다. 실제 가장 최근 은행업에 진출한 토스뱅크의 경우 3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자본금 2500억원으로 출범한 토스뱅크는 2년 만에 7차례에 걸쳐 1조2000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했다. 토스뱅크는 오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나서 은행의 경쟁 촉진과 과점체제 극복을 추진하고 있는 흐름은 새마을금고에게 긍정적"이라면서도 "은행 설립요건을 맞추기 위해 초기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고 향후 영업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 조달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마을금고가 설립한 은행의 경우 당장 시중은행보다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이 과정에서 규모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경우 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금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