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3%대로 내려앉아
대출금리 지속 상승세…신용대출 평균금리 16%대
저축은행 예대금리차, 9.5%p 이상으로 확대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은행과의 수신금리 경쟁으로 치솟았던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3%대로 내려 앉았다. 그러나 수신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예대금리 차가 확대되고 있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7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평균금리가 5.37%였던 것과 비교하면 1.62%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주력 예금 상품으로 꼽히는 ‘파킹통장’ 역시 금리 하락이 잇따르고 있다. 파킹통장은 차를 잠시 주차하는 것처럼 돈을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수시입출금 통장을 말한다.
저축은행 맏형격인 SBI저축은행은 최근 파킹통장 상품인 ‘입출금통장’의 1억원 이하 금리를 기존 연 3.0%에서 연 2.8%로 0.2%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지난달에도 SBI저축은행은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기존 연 3.2%에서 연 3.0%로 0.2%포인트 내린 바 있다.
OK저축은행도 지난달 ‘OK읏백만통장Ⅱ’의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도 501만~5000만원 금액에 적용되는 금리를 기존 연 3.3%에서 3.0%로 0.3%포인트 내렸다. 다올저축은행 역시 지난 8일부터 ‘Fi 저축예금’의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하면서 대면 가입 금리는 기존 3.1%에서 2.9%, 인터넷뱅킹 가입 금리는 3.2%에서 3.0%로 떨어졌다.
저축은행들이 연이어 수신상품 금리를 인하하면서 저축은행 전반의 예금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대출금리는 반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6.48%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5.78%)과 비교하면 0.7%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예금금리가 내려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예금금리가 떨어지는 사이 대출금리는 오르면서 저축은행의 예대금리 차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저축은행 업권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 차는 9.62%포인트로 전월(9.05%포인트)보다 0.57%포인트 확대됐다.
지난해 말부터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가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배경에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사이 저축은행이 은행권과 벌인 수신금리 경쟁 여파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들어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자 저축은행 역시 이에 발맞춰 수신금리를 상향했고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연 6%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수신금리 경쟁으로 늘어난 조달비용 여파가 현재 대출금리에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통상 수신금리 변화는 3개월가량의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된다”며 “지난해 말 저축은행이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렸음에도 대출금리가 당장 오르지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부터 예금금리 하락세가 본격화된 만큼 4월 중에는 대출금리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