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임종룡 사내이사 선임 안건 찬성···무난히 통과 관측 지배적
자회사 CEO 인사 교체와 조직개편 단행, 혁신과 쇄신 분위기 진작
내부 정비 이어 비은행 계열사 인수 박차 전망···우선 순위로 증권사 인수 유력
안건 통과 시 본격 임기 시작··· 보류해왔던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 속도 붙을 것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였던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선임 여부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임 내정자가 정식으로 취임하면 우리금융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가 없어 은행에 과도하게 치중된 사업 구조가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만큼 비은행 분야 수익 확대를 통한 종합금융그룹화에 주력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임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달 초 임 내정자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자로 추천했다. 임 내정자는 주총 의결을 거쳐 임기 3년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전망이다.

전체 주식의 약 40%를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 ISS가 임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 의견을 제시했고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선임에 반대 입장을 밝힌 국민연금이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 내정자는 최종 후보로 낙점된 이후 자회사 CEO(최고경영자) 인사 교체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혁신과 쇄신의 분위기를 진작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부 정비에 이어 비은행 계열사 인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019년 지주사로 재출범한 이후 자산운용과 저축은행, 캐피탈, 부동산신탁 등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확대해 왔지만 아직 증권사를 비롯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등 비은행 핵심 계열사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우선순위로는 증권사가 꼽힌다.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려면 증권사를 통한 투자금융 부문 확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2014년 민영화 추진 당시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NH농협금융에 매각한 과거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아 있는 이유다. 이런 측면에서 임 내정자는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NH농협금융이 현재의 NH투자증권을 품에 안을 당시 회장이 임 내정자였기 때문이다. 이후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의 핵심 계열사로 성장하면서 임 내정자의 당시 최대 성과로 남았다.

기조에 맞게 임 내정자는 지주와 자회사 조직을 개편한 상태다. 은행에 편중된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 조직을 만들었다. 지주사는 '전략 수립, 시너지 효과 창출, 조직문화 혁신' 업무에 주력한다. 우선 경영 지원, 사업 포트폴리오를 맡고 있는 사업지원총괄사장과 미래 금융, 디지털과 정보기술(IT)을 담당하던 미래총괄사장 자리를 없앴다. 현 조직도에서는 총괄사장이 회장과 각 부문 사이에 위치해 있다.

지주 내 11개 부문도 9개 부문으로 감축했다. 지주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로 볼 수 있다. 부문 수를 줄이면서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증권사 인수 등을 담당할 미래사업추진부문을 새로 만들었다. 이 곳에서는 그룹의 미래 금융 및 ESG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을 통합 관리한다.

업계에서는 임 내정자가 정식 취임하면 가장 먼저 증권사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수 증권사 후보로는 리테일에 강점을 지닌 유안타증권이 주로 거론된다. 보험사 중에서는 동양생명, KDB생명, ABL생명 등이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안건이 통과되면 임 내정자는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다"며 "임 내정자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재직하면서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올해는 보류해왔던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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