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맥스 모델 LTPO 패널 납품 이후 물량 확대 추세···2월부터 삼성D 추월
TV·IT용 패널 수요 부진으로 적자 전망···1분기 영업손실 추정치 8896억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는 ‘아이폰14’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아이폰14 프로맥스 모델에 적용되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패널 양산에 돌입한 이후 출하량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TV용 패널과 IT용 액정표시장치(LCD) 제품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아이폰용 패널 공급량 증가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전망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아이폰14용 OLED 공급망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 전망치는 19%다. 이는 지난해 아이폰14용 제품 초도물량 생산 이후 내달까지의 점유율 추정치로 지난해 12월 누적 기준(16%)에 비하면 소폭 상승했다. 1위인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74%에서 68%로 하락이 예상된다.
다음달 1개월 기준 점유율 전망치는 삼성디스플레이 43%, LG디스플레이 33%, BOE 24%로 더 좁혀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아이폰14 프로맥스용 LTPO 패널을 애플에 공급한 뒤부터 물량을 늘리고 있다. BOE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 입지는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처음으로 LTPO 패널 공급망에 합류한 만큼 기술적 문제로 양산이 늦어졌다. 이 때문에 아이폰14 프로맥스용 제품 초도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 안정화에 성공하면서 LTPO 패널 출하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DSCC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월부터 아이폰14 프로맥스용 제품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물량을 추월했다고 분석했다.
LTPO 패널은 아이폰14 기본형 모델에 적용되는 LTPS OLED 대비 소비전력 절감이 가능한 제품으로 제조 공정이 복잡하다. 동시에 영업이익률이 높은 고부가가치 패널이어서 공급량 증가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LG디스플레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LTPO 패널 물량 증가에도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돼 TV용 OLED와 IT용 LCD 제품 주문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TV용 대형 OLED 패널은 지난 1~2월 출하량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IT용 LCD의 경우 수요 부진으로 애플이 노트북과 태블릿 PC 생산량을 줄이면서 전체 물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에도 맥북과 아이패드용 LCD 주문량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 매출에서 IT용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모바일과 함께 가장 높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애플도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맥북과 아이패드용 패널 주문 필요성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노트북·태블릿 PC용 패널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8896억원이다. 전 분기 적자(-8757억원)보다 영업손실 규모가 더 커진단 예측이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적자 규모를 1조1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는 “상반기까지는 계절적 비수기와 산업 내 재고 조정 영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는 고객사의 재고 축적 수요 증가 및 아이폰 내 점유율 확대 효과가 맞물리며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