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개월여만에 외자 판호 허가···국내 게임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
21일 게임업종 지수 2%대 상승···전 테마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
증권가 “게임산업 전반 투자 심리 개선 요소”···옥석 가려야 평가도 나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증시 반등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던 게임주가 중국발 호재를 업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이 게임 외자 판호(版號·중국 내 서비스 허가) 발급을 3개월여만에 시작하면서 게임업종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판호 발급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2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주요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K뉴딜지수’는 전날 대비 2.24% 상승한 724.52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6.04%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KRX 게임-K뉴딜지수의 상승률은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32개 테마 지수 중에서 가장 높았다.
게임업종이 올들어 성과가 좋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이 주목된다. 실제 KRX 게임-K뉴딜지수는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4.43%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 테마 지수 중에서 가장 뒤처지는 상승률이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이 기간 각각 5.7%, 17.3% 반등한 상황에서도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게임주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만 하더라도 가파르게 상승했었다. 이른바 ‘집콕’ 수혜주로 분류됐었고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라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나오면서 주가 상승에 날개를 달았다. 그러다 코로나19 리오프닝(경기재개)에 P2E와 연결된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되면서 게임주들의 약세로 이어졌다.
이날 게임업종이 가파른 반등 흐름을 보인 것은 중국발 호재 이슈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3월 게임 판호 허가 리스트를 공개했다. 지난 12월 말 이후 3개월여만의 발표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게임 판호 리스트에 한국 게임 5종(넷마블 ‘7개의 대죄’,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데브시스터즈 ‘쿠키런킹덤’, 넥슨 ‘메이플스토리IP게임’, T3엔터의 ‘오디션 전국파티’)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게임에 판호가 허가되면서 중국 매출 증대 기대감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 이날 판호가 허가된 것으로 알려진 넷마블과 넥슨게임즈, 데브시스터즈는 장중 각각 12.61%, 21.12%, 28.25%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 종목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폭은 줄긴 했으나 그만큼 중국 판호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이 나타난 것이다.
증권가에선 게임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 올해 완연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 판호 허가는 한·중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오픈되고 있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업종은 판호 발급과 게임 출시가 긍정적인 이벤트로 반영되는데 다시 시작된 중국발 모멘텀은 올해 내내 게임 업종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에서 “최근 부진했던 게임주 주가는 중국 외자 판호가 발급되지 않는 점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고 판단하므로 현재 게임 섹터의 투자 매력도는 매우 높다”며 “다시 발급되기 시작한 외자 판호는 특정 기업에게도 산업 전반에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될 현상이라는 산업 전망을 유지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외자 판호 발급이 흥행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중국의 판호 허가 기대감이 생기고는 있지만 허가를 받는 기업과 받지 못하는 기업으로 나뉠 수 있고 판호 허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판호 허가 레코드를 가진 기업, 중국 게임 수요 트렌드에 부합하는 게임 등을 유심히 살펴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