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 임상 3상···당뇨·NASH약 ‘DA-1241’, 글로벌 임상 2상 준비
비만 치료제 ‘DA-1726’, 글로벌 임상 1상 계획···업계 “차기 바이오시밀러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동아에스티가 그동안 진행해온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임상시험을 마무리함에 따라 향후 R&D(연구개발) 대표품목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일단 동아는 과민성 방광 치료제와 당뇨 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을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염증성 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종료한 상태다. 동아는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를 통해 미국 FDA(식품의약국)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시점은 오는 6월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EMA(유럽의약품청)에 허가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임상시험은 종료돼 그 다음 수순으로 신약 허가와 출시를 준비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에 업계는 DMB-3115를 잇는 동아에스티의 다음 R&D 대표품목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재로선 뚜렷한 대표품목이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DMB-3115에 올인했던 동아에스티가 잠시 숨고르기를 진행하는 일종의 시간 공백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적지 않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관리하며 R&D를 진행하는데 현재로선 뚜렷한 선두품목이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도 R&D 대표품목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유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를 기준으로 어느 신약후보물질을 대표품목으로 봐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아는 대표품목 후보군은 과민성 방광 치료제와 당뇨 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동아에스티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합성신약 후보물질 중 과민성 방광 치료제 ‘DA-8010’이 가장 앞서 있다. 지난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 계획을 승인 받아 국내에서 진행 중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민성 방광증후군은 평소 방광이 낮은 압력으로 있고 소변 배출 시에만 압력이 증가해야 하는데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하는 질환”이라며 “과민성 방광 관련 의약품 시장은 2021년 기준 글로벌 47억 달러, 국내 시장 116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과민성 방광 치료제 시장은 오리지널 품목과 제네릭(복제약)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상태”라며 “올 1월 제일약품이 도입품목으로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아직 임상 3상 단계이지만 향후 동아에스티 제품까지 참여하면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뇨 치료제는 동아에스티가 기존에도 강세를 보였던 영역이다. 이를 대표하는 품목은 GPR119 agonist(작용제) 기전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이며 퍼스트인클래스 신약인 ‘DA-1241’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12월 자회사로 편입된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당뇨 및 NASH(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DA-124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아에스티는 당뇨약에 공을 들여왔기 때문에 당뇨와 NASH를 치료할 수 있는 DA-1241은 앞으로 대표품목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NASH 관련 연구가 상대적으로 짧지만 임상 과정에서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아는 지난 2016년 3월 출시한 국산 당뇨 신약 ‘슈가논’을 당뇨 적응증이 아닌 대동맥판막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DA-1229’라는 개발코드명으로 임상하고 있다. 합작사인 레드엔비아가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한다. 미국에서도 임상2b/3a상을 시작한 상태다. 참고로 동아에스티는 신약은 아니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 프로드럭인 ‘다파프로’ 품목을 지난해 12월 출시를 강행, 시장 선점을 추진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아는 아스트라와 소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파프로를 시장에 내놓는 강수를 보여줬다”며 “최근 HK이노엔 ‘케이캡’ 관련 특허소송을 보면 국적에 관계 없이 오리지널사에 도전하는 국내 제약사 의지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동아에스티가 또 다른 대표품목 후보군으로 꼽은 비만 치료제는 ‘DA-1726’이다. 비만 외에도 NASH 치료를 적응증으로 한 DA-1726은 현재 글로벌 임상 1상을 계획하고 있다. 동아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개발기업 ‘주빅’과 협업, 비만 치료제를 마이크로니들 제형으로 개발하는 연구도 착수한 상태다. 바이오시밀러 역시 동아에스티가 ‘네스프’ 시밀러 ‘다베포에틴알파’에 이어 스텔라라 시밀러를 잇달아 개발하는 등 공을 들였던 분야다. 동아는 그동안 임상을 진행해왔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류코스팀’과 빈혈 치료제 ‘에포론’을 현재 판매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동아에스티는 DMB-3115를 이을 다음 바이오시밀러를 까다롭고 신중하게 선정하고 있다”며 “시간은 소요되겠지만 동아의 다음 바이오시밀러가 R&D 대표품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동아에스티는 중장기적으로 종양 및 면역계 질환 R&D 영역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종양질환은 그동안 연구해왔던 영역인 저분자화합물 신약으로 단백질 분해 플랫폼 기술인 ‘프로탁’을 이용해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한다. 또 면역 조절과 관련된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데 카나프테라퓨틱스로부터 기술을 도입,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동아에스티는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복수 품목을 파악한 후 R&D 대표품목을 신중하게 선정할 전망이다. 회사의 신약 연구개발 상황과 자금 투자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은 제약사의 신약 R&D 전략에서 필수적”이라며 “집중적으로 자금 등을 투자하기 때문에 대표품목 선정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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