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00km 주행 가능한 A321 LR 보유했지만 단거리 노선 집중할 계획
최근 일본노선에서 긍정적 성과 거둬···다른 LCC 대비 일본 노선 매출 비중 높아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 2227%···단거리 위주 운영으로 재무건전성 개선할지 주목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서 중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업체와 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하는 업체가 나뉘고 있다. 에어부산은 단거리 노선 운항 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 최근 일본여객 수요가 유지되며 향후 재무구조가 개선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최근 LCC의 중장거리 노선 확대 흐름에도 단거리 노선 위주의 운항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이전엔 싱가포르와 자카르타, 발리까지 취항을 고려했지만, 현재로선 장거리 노선 취항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에어부산의 싱가포르 노선 취항 가능성이 제기됐다. 에어부산이 7400km 이상 운항가능한 ‘A321 롱레인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중장거리 노선을 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왔다. 이러한 기대와 다르게 에어부산은 기존 LCC 사업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최근 일본노선에서의 긍정적인 성과와 더불어 합병 이슈가 이와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일본노선 매출 증대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확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에어부산은 싱가포르 노선 운수권을 얻기 위해 부정기편을 띄우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

현재 에어부산은 중장거리 노선 없이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항공정보 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올해 1~2월 98만9415명의 여객을 운송했다. 전년 동기 78만1281명 대비 여객 수가 26.6% 증가했다. 일본 여행 인기에 힘입어 여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여객 수는 각각 18.2%, 16.0%, 32.4%씩 증가했다. 티웨이항공은 중대형 항공기 A330-300 3대를 운영하며 여객 수가 크게 늘었는데, 이를 제외하면 에어부산의 증가 폭이 가장 크다. 

에어부산이 최근 일본 여행 인기 흐름 속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에어부산이 최근 일본 여행 인기 흐름 속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1분기 에어부산의 흑자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에 진입하는 3월에도 8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손익분기점을 상회하는 매출을 달성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일본 여객 수요가 아직 100%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올해 1~2월 일본 여객 이용자 수는 136만2017명으로 2019년 1~2월 196만8247명에 비해 60만명 이상이 적었다. 단순 여객 수만 비교하면 약 69% 정도만 회복된 셈이다.  

에어부산은 경쟁사에 비해 일본노선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9년 에어부산의 일본노선 매출 비중은 45%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의 일본노선 매출 비중 ▲제주항공 20% ▲진에어 18% ▲티웨이항공 24%보다 높다.

이와 관련해 단거리 노선 위주의 운영방침을 유지하며 재무건전성이 개선될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3분기 에어부산은 부채비율 2227%, 결손금 5683억원을 기록했다. 결손금액은 주요 4개 LCC(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중 가장 컸다. 

영구채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앞서 에어부산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총 12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2020년에 빌린 500억원에 대한 영구채의 연 이자율은 지난해 7.2%에서 9.7%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단거리 노선 정책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과 중국노선은 전통적인 효자노선이다”며 “우선 수익을 확대하며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이후에 다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부산은 중장거리 노선 대신 인천공항발 노선을 늘려가며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인천에서 7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아울러 중국노선 운항도 늘려가는 중이다. 최근엔 중국노선도 늘려나가고 있다. 이달 9일엔 부산~칭다오 노선을 재운항했다. 중순부턴 부산~옌지 노선을 주 1회 운항에서 2회 운항으로 증편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적극적인 인천발 노선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며 “수도권 시장에서 인지도를 제고하고 고객을 확보해 외형을 확대하며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에어부산은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을 금요일 주 1회 운항하고 있다. 몽골노선의 경우 여름이 성수기인 만큼 아직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진 않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