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변동성 커지면 상승하는 ‘공포지수’···국내 증시는 ETN 4종 상장
신한證 VIX ETN이 규모·거래대금 압도적···0.5배 인버스 ETN도 출시 예정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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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스위스 2대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부실 리스크 확산으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변동성지수(VIX)에 베팅하는 VIX ETN(상장지수증권)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 VIX ETN 시장에서는 신한투자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4개사가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신한투자증권이 규모나 거래대금 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춤추는 변동성지수(VIX) ETN···신한·NH·삼성·대신證 ‘4파전’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S&P500 VIX지수 추종 ETN 주가는 최근 5거래일 동안 종가기준 25.5% 급등했다.

국내 증시에는 신한투자증권의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D’, NH투자증권의 ‘QV S&P500 VIX S/T 선물 ETN D’, 삼성증권의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 대신증권의 ‘대신 S&P500 VIX S/T 선물 ETN’ 등 4종이 상장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S&P 500 VIX Short-Term Futures ER Index 지수를 추종한다.

VIX지수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에 상장된 S&P500 지수옵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낸 지표다. 최근 30일 동안 각 일자별 S&P500 지수의 평균지수 대비 표준편차를 구하는 방식으로 구하는데 통상 주식시장이 급락하거나 불안할수록 이 수치가 상승하기에 '공포지수(fear index)'라고도 불린다.

미국 증시에는 VIX지수에 투자하는 ETN 및 ETF 상품이 다수 존재한다. VIX지수를 1배로 추종하는 ‘ProShares VIX Short-Term Futures ETF’(티커명 VIXY)이나 1.5배 레버리지 상품인 ‘ProShares Ultra VIX Short-Term Futures ETF(UVXY)’이 대표적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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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는 ETF는 없고 지난 2018년 5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4곳에서 VIX ETN을 상장했다. 1년 뒤에 미래에셋증권은 VIX ETN 경쟁에서 빠졌고 3사 경쟁체제가 한동안 유지되었다가 지난해 9월 대신증권이 신규 경쟁자로 뛰어들었다.

거래량과 규모(순지표금액) 등을 살펴보면 국내 VIX ETN 시장은 신한투자증권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D의 지표가치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1298억원에 달하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6억원이 넘는다.

삼성증권의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의 지표가치총액은 216억원, 일평균거래대금은 2677만원에 불과하다. NH투자증권의 QV S&P500 VIX S/T 선물 ETN D의 지표가치총액은 432억원이지만 일평균거래대금이 486만원에 그친다. 대신 S&P500 VIX S/T 선물 ETN 역시 지표가치총액인 128억원, 일평균거래대금이 2080만원 수준이다.

◇ 장기투자는 금물···0.5배 인버스 ETN 출시될까

VIX지수 ETN·ETF는 장기투자는 절대 실패하는 상품이다. VIX는 미래 변동성에 투자하는 선물 상품이기에 근원물이 차근월물보다 싼 콘탱고 현상이 보편적이고 이 때문에 매월 만기일 선물교체(롤오버)시마다 비용이 발생하고 이는 상품가격에 반영된다. 이는 국내외 증시 모두 해당된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ETF 대신 만기가 2년 이하인 ETN 상품으로만 출시되고 있다. 만기를 짧게 설정함으로써 상장폐지 우려를 최소화한 셈이다.

증권사 ETN 뒤에 붙는 알파벳은 상장 순서를 나타낸다. QV S&P500 VIX S/T 선물 ETN D의 경우 지난 2018년 이후 4번째로 상장한 상품이라는 뜻이다. 지난 6일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은 모두 앞서 상장했던 VIX ETN 대신 4번째 ETN을 상장했다.

삼성증권의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 뒤에 알파벳이 없는 이유는 직전까지 환헷지 상품으로 VIX ETN을 출시했다가 이번에 환노출형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직전 ETN 상품명은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H) C’ 였고 지난 14일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되더라도 투자자들의 투자금은 지표가치에 따라 보존된다.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H) C 상장폐지 투자자들은 이달 20일 투자금을 환급받을 예정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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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 지수상품은 장기투자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인버스 상품의 경우 갑작스러운 증시 급락이 없는 이상 장기투자도 가능한 상품이다. 특히 1배가 아닌 0.5배로 추종할 경우 안정성이 더욱 높아진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ProShares Short VIX Short-Term Futures ETF (SVXY)가 대표적이다. 물론 이러한 VIX 인버스 지수 상품들도 급격한 증시 변동에는 상장폐지 위기를 맞는다.

국내 증시에서는 아직 소수점 단위 인버스 ETN상품이 없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3배 및 소수점 배율 ETN을 허용한 상태다. 현재 몇몇 증권사들이 VIX 지수를 0.5배 역으로 추종하는 인버스 VIX ETN 출시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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