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2차 이어 두번째 규제완화 수혜···방배동 재건축 릴레이 이어질지 주목

안전진단 최종 통과한 서울 서초구 방배3동 임광3차 위치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안전진단 최종 통과한 서울 서초구 방배3동 임광3차 위치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강남권에서도 정부의 안전진단 완화 기조에 힘입어 재건축에 속도 내는 단지가 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됐던 예년에는 2차 안전진단을 반드시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자치구청 판단에 따라 2차 안전진단을 하지 않고도 최종 안전진단 절차를 통과하는 것이다. 불과 2년 전 규제 강화로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들이 추진하던 사업을 보류하거나 포기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어서 눈길을 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방배동 임광3차아파트는 지난달 말 서초구청으로부터 안전진단 최종 통과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 단지는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컷트라인 점수인 45점을 받았다. 45점 이상일 경우에는 지자체의 판단에 따라 2차 안전진단을 받아야 하지만 서초구는 2차 안전진단을 신청하지 않았다. 자연히 임광3차는 안전진단이 최종 통과됐다.

임광3차는 1988년 준공돼 이미 5년 전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넘겼다. 4개 동 316가구전용 44~100㎡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세대수는 316가구로 소규모 단지다. 그럼에도 방배동은 릴레이 재건축으로 환골탈태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소규모 단지까지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방배5구역, 방배6구역이 관리처분인가까지 마치고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고 임광3차 인근인 방배3동에서는 임광1·2차와 방배삼익 등이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서초구는 임광3차 뿐 아니라 앞서 지난 1월에도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완화안에 따라 서초구 반포동 미도2차도 안전진단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미도2차는 당초 정밀안전진단에서 52.19점을 받아 조건부 재건축 등급인 D등급을 부여받으며 적정성 검토를 추가로 통과해야 했다. 하지만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아 평가항목 비중의 변동을 소급적용 받고 45점 이하가 되며 재건축으로 직행하게 한 것이다. 45점이면 즉시 재건축이 가능한 E등급이다. 이 단지는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안을 적용한 후 통과한 첫 사업장이기도 하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강남구·서초구 등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절차를 밟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재건축 단지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가 정부는 지난 2018년 3월 안전진단 평가 항목인 구조안정성 가중치를 20%에서 50%로 높이는 등 기준을 강화했고 재건축 추진에 필요한 D·E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여기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까지 재도입하면서 분양가상한제로 고분양가는 막아 수익성이 악화돼 재건축을 보류하는 사업장도 갈수록 늘었다. 올 들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나 노원구, 도봉구 등에서 잇따라 안전진단 통과 소식이 있었지만 강남권도 서서히 안전진단 통과 단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서초구는 강남3구 가운데 하나라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묶여있다. 다만 안전진단 완화와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 등으로 올 한해 이목이 꾸준히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들 단지들이 안전진단에서 최종 통과하자 현대, 삼풍, 한신서래, 양재우성, 잠원한강 등도 안전진단을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규제 완화로 전체적으로 재건축 사업초기 단계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분양물량으로 나오기까지는 10년 가까이 걸리겠지만 얼어붙은 시장에 주목도를 높이는 이슈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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