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카·레저용으로 큰 차 선호도 올라···기업도 높은 수익성에 라인업 확대
배터리 기술 발전 및 전용 플랫폼 개발로 대형 전기차 상용화 잰걸음
기아 EV9·벤츠 EQS SUV·폴스타3·캐딜락 리릭 등 연내 출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큰 차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에서도 대형급이 늘어나는 추세다. 패밀리카, 차박, 레저용으로 타기 위해 대형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대당 수익이 높은 대형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그동안 배터리 한계로 인해 대형차가 나오지 못했으나, 최근 배터리 기술 발전 및 전용 플랫폼 개발로 인해 대형차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아를 비롯해 국내외 완성차 기업들이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는 올해 그룹 첫 전기 대형 SUV인 ‘EV9’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2021년 열린 LA오토쇼에서 EV9 콘셉트 모델을 첫 공개했으며, 지난해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바 있다.
EV9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된 차로, 기아 대형 SUV 모하비의 뒤를 이을 전망이다. 크기는 전장 5010㎜, 전폭 1980㎜, 휠베이스(축간거리) 310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보다 더 크다.
기아는 오는 15일 EV9 디자인을 공개하고, 이르면 내달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EV9에 대한 관심은 출시 전부터 뜨겁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차 중 가장 기대되는 전기차로 EV9이 꼽혔다. EV9은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 카’ 독자들이 뽑은 가장 기대되는 차에도 선정됐다.
최상위 모델인 만큼 EV9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고객 필요에 따라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있는 ‘FoD 서비스’, 레벨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기술 ‘HDP’가 탑재될 전망이다.
수입차에서도 올해 대형 전기 SUV 바람이 불고 있다.
먼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해 초 전기차 ‘EQS’ 기반 SUV 모델인 ‘EQS SUV’를 출시했다. EQS SUV 차체는 전장 5125㎜, 전폭 1959㎜, 휠베이스 3210㎜다. 최대 7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2열 시트는 앞뒤로 130㎜ 조절이 가능해, 2열 레그룸을 최대 960㎜까지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MBUX 인테리어 어시스턴트를 비롯해 제로-레이어, MBUX 하이퍼스크린, 뒷좌석 태블릿, 나파 가죽 패키지, 에어매틱 에어 서스펜션, 리어 액슬 스티어링,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 등 벤츠 최첨단 기술을 대거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은 107.1kWh로 1회 충전시 최대 459㎞(EQS SUV 450 4매틱 기준) 주행 가능하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대형 전기 SUV ‘iX’를 출시한 바 있다. iX 차체는 전장 4955㎜, 전폭 1965㎜, 전고 1695㎜, 휠베이스 3000㎜다. 두 개의 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523마력(iX x드라이브 50)을 발휘하며,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447㎞에 달한다.
올 하반기에는 폴스타 브랜드 최초 SUV인 ‘폴스타3’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폴스타3는 전장 4900㎜, 휠베이스 2985㎜로 EV9과 EQS SUV 보다는 차체가 작다. 배터리 용량은 111kWh로 최대 610㎞(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며, 퍼포먼스 팩 적용시 최고출력은 518마력이다.
엔비디아 드라이브의 중앙 집중식 컴퓨팅을 적용했으며, 5개의 레이더 모듈과 5개의 카메라,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지원한다. 또한 국내에선 티맵과 공동 개발한 정밀도로지도(HD 맵)를 최초 적용해 내비게이션 성능을 개선할 방침이다.
캐딜락코리아도 올해 대형 전기 SUV ‘리릭’을 선보인다. 리릭은 전장 4996㎜, 전폭 1977㎜, 전고 1623㎜, 휠베이스 3094㎜의 대형차로 100kWh급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40Nm의 힘을 발휘한다. 특히 국내에선 GM 브랜드 최초로 자율주행시스템 ‘슈퍼크루즈’가 적용될 예정이다.
아우디코리아도 올해 ‘더 뉴 아우디 Q8 e-트론’과 ‘더 뉴 아우디 Q8 스포트백 e-트론’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현대차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7과 볼보 EX90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