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GEN-001 임상2상 결과 상반기 발표 예정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첫 중간 결과 발표에 업계 ‘관심’···유효성 입증 될까
“전세계적으로 초창기 기술···면역항암제와의 시너지 아직까지는 좋은결과 사례 없어"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지놈앤컴퍼니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의 임상 2상 중간 결과 상반기 발표를 예고하며 업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정부가 나서 육성하며 그 가능성을 다시한번 인정받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신 개념 항암제인 면역항암제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과연 두 기술이 시너지 효과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놈앤컴퍼니가 마이크로바이옴 면역항암제 GEN-001의 위암 대상 임상 2상(바벤시오 병용 투여) 중간 결과를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지놈앤컴퍼니 측은 “머크(Merck), 화이자(Pfizer)와 합의된 내용에 한해 상반기에 중간 결과 내용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집) 기반 면역항암제 관련 첫 중간 결과 발표인 만큼, 업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위암 병용 2상 데이터 발표는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오 치료제 유효성 결과에 대해 발표하는 첫 사례다. 한마디로 이번 결과 발표에 따라 효과가 있는지, 어느 수준 인지 등의 유효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놈앤컴퍼니의 GEN-001는 뜨는 마이크로바이옴과 핫한 기술인 면역항암제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과 그 군집을 의미하는데, 인체 내에 300만 여 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이크로바이옴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 정보는 인간 유전자 정보의 100배 이상이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전자 정보에서 이제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질병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체내 영양분 흡수에서부터 약물대사와 면역체계 조절, 뇌 행동 발달 조절 및 감염성 질환 예방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증명된 만큼, 마이크로바이옴은 그 잠재력과 활용성이 무한하다는 평을 받는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이 면역력을 활성화한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라며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이에 미국을 비롯해 한국 등 정부차원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빌 게이츠가 2018년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세계를 바꾸게 될 세 가지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매 치료제, 그리고 면역항암제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을 정도로 주목되는 분야다. 특히 지난해엔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의 치료제가 탄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스위스 페링제약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리바이오타(재발성 클로스트리듐 디피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면역항암제도 항암 치료의 새로운 개념으로 주목받는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가 인체의 면역체계를 회피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하는 약물이다.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1차 항암치료에서, 타겟 암세포만을 죽이는 타겟 항암제로의 발전에 더해, 기존 개인이 가진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개념이 면역항암제다. 인체의 면역체계를 통해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가 가졌던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면역항암제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에, 두 가지의 결합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쏠린 것이다. 특히 지놈앤컴퍼니는 글로벌 제약사와 면역항암제를 공동개발하며, MSD와 머크에서 병용 약물을 무상으로 제공 받고 있다. 빅파마의 병용 약물 무상 제공에 밝은 전망 혹은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놈앤컴퍼니는 현재 담도암과 위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GEN-001에 대해 2건의 국내 임상을 진행 중이다. 독일 머크/화이자의 바벤시오와 위암 임상 2상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와 담도암 임상 2상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다만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 중 좋은 결과를 낸 사례는 아직까지는 없다.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인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 베단타 바이오사이언스(Vedanta Biosciences) 등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병용 초기 임상 단계서 개발을 중단한 바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제는 아직까지 아쉽게도 좋은 결과가 나오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로바이옴은 결국 세균으로, 면역환경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건데,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선 아직 모르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만 마이크로바이옴 관련한 과학적인 기초 연구가 많이 이뤄질 수 있는만큼, 기대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기초 연구가 약으로서 어떻게 구현될지는 아직은 지켜봐야하는 영역이라고 본다“라고 평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 자체의 유망함과 항암면역 반응에서의 시너지 효과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의 항암면역 적용과 관련해 지금까지 유망한 데이터가 나온 사례는 없었다“라며 ”있었다면 빅파마와의 큰 거래나 딜이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연구 자체는 주목해봐야한다“라면서도 ”다만 마이크로바이옴과 관련된 면역항암제로의 접근법 자체도 초창기인만큼, 부정적으로 볼 이유도, 긍정적으로만 볼 사안도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기술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올 4월에 처음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기업도 2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속도가 세계수준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데이터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위암, 담도암 임상 2상 시험을 기반으로 GEN-001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놈앤컴퍼니는 위암 및 담도암 대상 임상 2상을 통해 GEN-001의 유효성 검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