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챗GPT 적용 방안 검토···차량 사용법 및 캘린더 일정 통합 작업 등
테슬라, 폴크스바겐,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 자체 OS 개발 속도
현대차, 2025년까지 전 차종 OTA 적용···SW 중심 자동차로 전환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완성차 기업들이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과거 내연기관 시대엔 엔진, 변속기, 차체 등 자동차가 달리는 성능 부문에 집중했던데 비해 전기차·자율주행·커넥티드카 시대에 접어들면서 주행성능 보단 SW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자사 차량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밀러 GM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GM은 챗GPT를 통해 차량 사용법 정보를 제공하거나, 차고의 문 기능을 프로그램하고, 캘린더 일정을 통합하는 작업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음성 명령 진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차의 새로운 기능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M 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SW 기술 개발력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불리는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차량용 OS(운영체제)를 바탕으로 단순 인포테인먼트 기능에서 벗어나, 차량 전반 제어를 담당하는 영역으로 확장했다.
테슬라는 무선업데이트(OTA) 기능을 적극 활용해 차량 결함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성능 조정 및 개선까지 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엔 리콜 조치도 OTA를 통해 진행한 바 있다.
폴크스바겐은 통합형 OS 개발을 위해 그룹사 내 SW 인력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현재 10% 수준인 SW 내재화율을 오는 2030년엔 60% 이상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한 차량용 SW 역량 강화를 위해 자회사 카리아드를 설립했으며, 폴크스바겐 통합형 OS ‘VW.OS’를 통해 클라우드로 차량을 연결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토요타는 2025년까지 자체 차량 SW ‘아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린을 통해 스마트폰 앱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으며, 핸들과 가속, 브레이크 등을 제어하고 내비게이션 역할도 담당한다.
벤츠도 자체 OS인 ‘MB.OS’ 개발을 위해 SW 인력 3000여명을 충원하고, OS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있다. 구글과 협력해 자체 브랜드 내비게이션도 만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들이 구글 교통 정보와 자동 경로 변경 기능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되는 레벨3 자율주행 모드에선 유튜브 시청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SW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전기차 시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제조사별 엔진 성능 경쟁력이 의미를 잃게 되면서 SW가 새로운 차량 경쟁력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전기차 부문에서 주행거리와 안전성 등이 핵심 경쟁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이와 관련한 구동제어, 배터리 관리, 공조 등 통합제어를 위한 SW 중요성이 올라갔다.
또 향후 자율주행시대를 맞아 현재의 단순 인포테인먼트 중심 SW 체제에서 벗어나 AI기술,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센서, 전자제어 시스템 등을 통합해 차량이 스스로 판단한 후 가·감속, 조향, 제동 등 차량 제어까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그룹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시대에선 후발주자였으나, 전기차·자율주행 시대에선 선두주자로 나아가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전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조원을 투자한다.
먼저 차세대 차량 플랫폼과 통합 제어기, 자체 개발 SW 플랫폼을 바탕으로 2025년까지 모든 차종에 OTA 기능을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자체 개발한 커넥티드카 운영체제 ‘ccOS’를 발전시켜나간다. ccOS는 모든 제어기에 공용으로 적용될 수 있는 SW플랫폼으로 컴퓨팅 파워를 통해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커넥티드카에서 나오는 대량의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기 위해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드웨어를 탑재한다. 현대차그룹은 2015년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커넥티드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SDV 개발을 위해 플랫폼도 차세대 공용 플랫폼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차량 개발 효율성을 높이고 제조 원가를 약 20%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25년에 승용 전기차 플랫폼 ‘eM’과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위해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기반 3세대 통합 제어기를 선행 개발 중이다. 이는 현재 양산 적용 중인 2세대 제어기보다 고성능 CPU를 탑재하고 제어기 통합 수준을 높여, 더 빠른 연산과 효율적인 제어를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특히 3세대 통합 제어기는 방열 및 소음 개선, 비용 효율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데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레벨 3의 양산 확대 적용과 더불어 자율주행 레벨 4와 5까지 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