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인 투자자 채권 순매수 2조8000억원
채권 투자 인기에 증권사 파이 싸움 치열
다양한 상품 내걸고 ISA 채권 거래 서비스 도입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채권 투자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의 모객 경쟁도 덩달아 치열해지고 있다. 각종 이벤트를 내세우는 한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채권 투자 서비스까지 새롭게 출시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채권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과 서비스 개선에 힘을 주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시장이 증권업계에 쏠쏠한 먹거리로 부상한 것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3년 2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장외시장에서 여전채, 회사채, 국채 등을 2조800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개인 투자자의 채권 장외거래 규모가 9140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매수세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금융투자협회. / 표=김은실 디자이너.

증권사들은 우선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처음 매수하거나 일정 금액 이상 매수했을 때 혜택을 주는 방식이 대다수다.  

신한투자증권은 장외채권 거래가 한 번도 없는 투자자, 일정 금액 이상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들 대상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이벤트 신청 후 장외채권을 일정 금액 이상 매수할 경우 커피 기프티콘과 현금 최대 2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삼성증권의 경우 국내 채권뿐만 아니라 해외 채권으로도 범위를 넓혀 이벤트를 진행한다. 삼성증권은 국내·외 채권 거래가 없는 투자자와 일정 금액 이상의 국내 채권을 매수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커피 기프티콘 등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내놨다. 

증권사들의 채권 투자자 모시기는 ISA로도 확전된 양상이다. 증권사들은 ISA의 절세 혜택을 주목하며 채권 거래 서비스를 내놓았다. ISA는 배당 및 이자소득 중 200만원(서민형은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비과세 한도 초과분은 9.9% 분리과세를 적용하며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하지 않아 절세에 유리한 상품이다. 채권 투자 역시 절세가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3일부터 중개형 ISA 내 채권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개형 ISA를 통해 투자 가능한 채권 상품군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국공채, 회사채, 후순위채권 및 조건부자본증권 등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단기채권 등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장내시장 매매 기능도 추가로 도입한단 방침이다.

앞서 이달 초에는 NH투자증권이 중개형 ISA에 채권 매매 서비스를 도입했다. NH투자증권은 중개형 ISA에서 장외와 장내채권 모두 거래 가능하도록 매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주식 관련 사채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도 매매할 수 있단 점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말부터 해당 시스템을 도입해 채권 개미를 끌어들였다. 

개인 투자자의 채권 투자 인기가 지속되면서 증권사 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채권 리테일은 그나마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그동안 개인 투자자에게 장벽이 높았던 채권 투자가 보다 쉽게 바뀌면서 앞으로 채권 투자는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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