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 대중화 앞당길 것”

사진= 각 사
위메이드 ‘미르 M’, 넷마블 ‘모두의 마블2: 메타월드’,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컴투스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시계방향)/ 사진= 각 사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올해 대표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블록체인 신작을 연달아 선보인다. 지난해 테라 사태와 FTX 파산 등으로 블록체인 시장에 찬바람이 불었지만, 충성 이용자를 확보한 작품의 게임성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혀 재도전에 나선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시된 위메이드의 ‘미르 M: 뱅가드 앤 배가본드’을 필두로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2: 메타월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N’ 등이 블록체인 게임으로 출시된다.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각 게임사의 핵심 IP에 기반한 신작이란 점이다. 

미르M은 중국에서 게임 한류를 이끈 위메이드 대표 IP ‘미르의 전설2’를 현대 트렌드에 맞춰 재해석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앞서 블록체인으로 출시된 ‘미르4 글로벌’과 미르M의 동시접속자 수는 각각 29만명과 19만명 수준이다. 미르4 글로벌은 미르M 출시 전 동시접속자 수가 25만명에서 오히려 소폭 증가하면서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우려를 해소했다.

이는 미르M이 미르4와 블록체인 기술로 경제 체계를 연결한 ‘인터게임 이코노미(Inter-game Economy)’를 구축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르M에는 게임 토큰 ‘드론(DRONE)’과 거버넌스 토큰 ‘도그마(DOGMA)’가 사용되는데, 도그마는 미르4 게임 토큰 ‘하이드라(HYDRA)’를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다.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2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지난 8일 글로벌 사전등록에 돌입했다. 이 게임은 전 세계 2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모두의 마블’ 후속작이다. 전작의 보드 게임 형태에 더해 실제 지적도에 기반한 메타버스 공간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모두의 마블2는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가 운영하는 MBX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MBX는 지난해 3종의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해 1300만 이용자와 2252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게임업계는 모두의 마블2의 팬층이 두텁기 때문에 기존작들보다 더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게임은 기존 블록체인 부동산 게임과 달리 땅과 건물을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거래하고, 부동산 투자를 통해 토큰을 배당 받도록 설계했다. 

컴투스는 지난 9일 출시한 크로니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단 계획이다. 오는 7월 게임에서 획득한 코인을 이용자가 소유하는 형태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크로니클 역시 전세계 1억8000만 누적 다운로드를 달성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IP에 기반한 게임이다. 

컴투스는 올해 크로니클의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출시 전부터 해외 이용자와 소통하며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지난달 대만에서 진행된 ‘타이페이 게임쇼 2023’에 총괄 PD가 직접 참석했으며 태국,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을 비롯해 유럽에서 현지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진행했다. 

넥슨은 올해 ‘메이플스토리’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메이플스토리 N’을 출시한다. 넥슨의 연매출 3조원 중 50%는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에서 발생할 정도로 메이플스토리는 핵심 IP로 꼽힌다. 넥슨은 보유하고 있는 IP에 기반한 블록체인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N 역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발하고 있단 설명이다.

오는 21일(현지시각) 넥슨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열리는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2023’에 참석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알리기에 나선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황선영 넥슨 그룹장이 참석해 ‘블록체인을 통한 핵심 MMORPG 경험의 완성’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게임사들이 여전히 블록체인 게임에 도전하는 이유는 이용자에게 소유권을 부여하고, 코인을 획득해 거래할 수 있다는 블록체인의 특징이 게임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장경필 쟁글 연구원은 “최근 경쟁력을 갖추며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이 규제상 블록체인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단 점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해당 게임들은 P2E(Play to Earn) 선구자들 보다 완성도 높은 게임의 형태로 선보이며, 블록체인 게임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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